편의점 업계의 1위 경쟁이 치열하다. BGF리테일의 CU와 GS리테일 GS25가 매년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다. 올해에는 점포 수 1위 CU의 선전이 눈부시다. 곰표 밀맥주 흥행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매출 1위 GS25는 '남혐(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여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업계에서는 CU가 점포 수 1위와 더불어 매출 1위를 독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U는 지난해 최다 점포 수로 업계 1위에 올라섰다. 2019년 GS25에 17년 만에 점포수 1위 자리를 내준지 1년 만이다.
2020년 말 기준 CU 점포 수는 1만4923개로 전체 편의점의 35%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1046개 점포를 늘렸다. 반면 GS25는 1만4688개로 770개 순증하는 데 그쳤다.
올해 들어 눈길을 끄는 점은 CU의 매출 실적이다. 수제 맥주 등 차별화 상품이 흥행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등에서도 GS를 추격할 기세다.
실제 CU의 2분기 영업이익은 5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9% 늘었다. 매출액도 1조70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했다. 이 기간 매출은 3% 증가, 영업이익은 5.6% 감소에 그친 GS25와 상반되는 결과다.
이에 따라 지난해 2분기 2000억원 넘게 격차가 벌어졌던 양 사의 매출은 올 2분기 1000억원 수준까지 줄었다. 260억원의 격차가 있었던 영업이익 역시 올해 2분기에는 70억원대로 차이를 좁혔다. 상반기로 시야를 넓혀 보면 양 사 모두 803억원으로 같다.
CU는 '리치리치 삼각김밥' 등 간편식 업그레이드, 곰표·말표 맥주 등 차별화 상품의 히트, 'CU끼리 택배'를 통한 생활 서비스 확대, 3+2 행사 같은 알뜰 프로모션 전개 등이 매출 증가에 주효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곰표 밀맥주는 5월 출시 3일 만에 초도물량 10만개가 완판됐으며, 누적 판매량은 600만개를 넘어섰다. 이너웨어 전문기업 BYC, 오비맥주와 함께 출시한 '백양BYC비엔나라거'는 2회차 발주 만에 초도 물량 40만개가 모두 소진됐고, 판매 사흘 만에 80%가 넘는 판매율을 기록했다.
CU 관계자는 "최근 정상 등교와 관광지 등 특수입지의 운영 상황 호전과 판관비 개선, 상품 구성비 개선 등의 노력 등이 맞물려 이번 실적에 긍정적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GS25 관계자는 "5월 한 달간 늘어난 강수일수와 코로나19 상황 악화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 5월 온라인 이벤트 '캠핑가자' 마케팅을 둘러싼 남성 혐오 논란도 단기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이 한국 남성을 조롱한다는 의견을 제기하며 불매운동 움직임이 일었고, GS25는 사과문을 내고 관련자를 징계했다. 그러자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당시 억지 주장에 편승해 안산 선수를 향한 사이버 테러로 이어졌다고 주장하며 GS25에 대한 불매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따르면 GS25의 지난달 편의점 브랜드 편판 순위는 4위로 조사됐다. CU가 1위,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GS25는 남혐 논란이 불거진 5월 이전만 해도 줄곧 매달 1위를 차지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GS25는 남혐 논란이 불거진 지난 5월부터 맥을 못 추고 있다. 잇따른 논란이 GS25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면서 경쟁사인 CU가 의외의 덕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과 같은 현상이 이어질 경우 올해 CU가 점포 수는 물론 매출에서도 GS2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진정한 업계 1위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