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복귀 시점을 확정하기 어렵다.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33)을 둘러싼 키움의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키움은 지난 10일 브리검 없이 후반기 일정을 시작했다. 브리검은 지난달 12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임신 중인 아내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구단에 양해를 구했고 키움도 대승적으로 시즌 중 출국 허락했다. 당시 구단은 "브리검은 평소 가족에 대한 애정이 깊은 선수다. 당장 경기를 치르는 것보다 미국으로 가 아픈 아내의 상황을 확인하는 게 더 중요한 일"이라며 선수 결정을 지지했다. 그런데 한 달 넘도록 팀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키움이 브리검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올림픽 휴식기'가 있었다. KBO리그는 도쿄올림픽 일정에 맞춰 7월 19일부터 8월 9일까지 리그가 멈췄다. 브리검이 잠시 팀을 이탈하더라도 크게 문제 될 게 없었다. 하지만 복귀 시점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후반기 일정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그의 자리는 공석이다.
고형욱 단장은 "아내 출산일이 8월 말이다. 출산하면 부인과 아기의 건강을 확인하고 바로 들어오기로 했다. 출산 2~3일 뒤 (미국에서) 출발할 것 같다"고 전했다. 브리검의 입국은 빨라야 8월 말이나 9월 초가 될 전망이다. 그렇다고 경기를 바로 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입국 뒤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잠복기를 고려한 2주 자가격리를 거쳐야 한다.
고형욱 단장은 "브리검은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단기 비자로 들어오면 백신 접종 시 자가격리를 피할 수 있는데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들이 받는 비자는 격리를 거쳐야 하는 비자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팀에 합류해도 9월 중순에야 1군 복귀가 가능하다. 두 달 정도의 실전 공백기를 고려하면 바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만약 출산 관련 변수가 터진다면 팀 합류 시점은 더 미뤄질 수 있다.
키움은 무작정 브리검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미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2회)를 모두 소진한 상태여서 대체할 선수를 뽑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가 입국을 미루더라도 제어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키움은 후반기 출발이 산뜻하다. 첫 6경기에서 5승(1패)을 수확했다. 그러나 구단 안팎에선 불안감이 크다. 시즌 중 원정숙소를 무단으로 이탈한 사이드암스로 한현희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 징계로 출전 정지 상태다. 여기에 브리검의 공백마저 길어지면서 선발진이 헐거워졌다. 특히 브리검의 공백은 전력에 큰 마이너스 요소. 브리검은 올 시즌 7승 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그가 돌아오기 전까지 공백을 어떻게 채울 수 있느냐가 키움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