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고는 19일 충남 공주시립박찬호야구장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강릉고와 8강전에서 7-3으로 이겼다. 앞선 두 경기에서 단 1점만 내준 강릉고 마운드를 상대로 17안타를 몰아쳤다. 라온고는 지난 16일 김해고를 꺾고 처음으로 전국대회 8강에 진출한 데 이어 이날 우승 후보 강릉고까지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다크호스를 넘어 우승 후보로 올라선 모양새다.
승리 주역은 4번 타자로 나선 2학년 권동혁이다. 4-3으로 앞선 8회 초 2사 만루에서 강릉고 간판 투수 엄지민의 커브를 공략해 좌중간을 가르는 3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경기 뒤 권동혁은 “상대 투수가 앞 타자와 승부에서 변화구 위주 투구를 했다. 풀카운트였기 때문에 변화구를 노렸다”고 말했다.
권동혁에게는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석 달 전 암 투병 중이던 어머니를 잃었다. 권동혁은 “오늘이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지 딱 100일 되는 날이다. 아버지께서 ‘장례 의식의 마지막 날’이라고 하시더라. 어머니께서 나를 지켜주신 것 같다. 나도 마지막 선물을 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지난해 대통령배 우승팀 강릉고는 1-3으로 지고 있던 5회 초 1사 1루에서 에이스 최지민을 투입해 실점을 막은 뒤 5회 말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또 다른 주축 투수 엄지민이 8회 4안타를 맞고 무너져 대회 2연패에 실패했다.
서울고는 유신고와 8강전에서 4-1로 승리했다. 1-1로 맞선 8회 말 무사 만루에서 김무성이 2타점 결승 우전 적시타를 쳤다. 이재현이 9회 초를 삼자범퇴로 막아내 마지막 남은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서울고는 지난 6월 황금사자기 8강전에서 유신고에 2-9로 대패했는데, 대통령배에서 설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