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파이네는 지난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시즌 21번째 선발 등판에 나섰다. 3⅓이닝 동안 8피안타(1홈런) 1볼넷 6실점(5자책)을 기록하며 조기강판됐다. 올 시즌 '한 경기 최소 이닝'을 기록했다. 피안타는 두 번째로 많았다.
투구 수는 72개. 데스파이네는 대량 실점한 경기에서도 거의 100개를 채운다. 선수의 루틴이고, 벤치는 가급적 이를 배려한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는 80개도 던지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 내용이 매우 안 좋았다는 의미다.
롯데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데스파이네는 지난 4일 등판한 홈 경기에서도 3⅔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4볼넷 5실점(3자책점)을 기록하며 조기강판됐다. 2020시즌까지 표본을 넓히면 더 약하다. 5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6.85를 기록했다. 5번 이상 등판한 상대 7팀 중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좌타자 손아섭과의 14번 승부에서 5안타를 맞았고, 마차도 상대 피안타율도 0.500에 이른다. 주로 하위 타선에 포진되는 김준태, 안중열에게는 홈런을 1개씩 허용했다.
데스파이네는 후반기 컨디션이 좋은 편이 아니다. 첫 등판이었던 13일 수원 삼성전에서도 3⅓이닝 7피안타 6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롯데전 부진은 삼성전보다 우려가 컸다. 루틴이 지켜졌는데도 부진했기 때문이다.
데스파이네는 지난해 '4일' 휴식, 즉 5일 만에 등판한 24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5일 이상 휴식한 9경기는 평균자책점 6.66을 기록했다.
올 시즌 기준으로 앞서 조기강판을 당한 4경기는 모두 이 루틴이 깨진 상황에서 나섰다. 하지만 롯데전은 지난 18일 LG전 등판 뒤 나흘 휴식 뒤 나서고도 부진했고, 천적 관계도 청산하지 못했다.
원정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신경이 쓰인다. 데스파이네는 롯데의 홈인 사직구장에서 3경기에 등판해 14이닝 동안 14자책점을 내줬다.
롯데는 올 시즌 사직 경기가 3번 더 남아 있다. 9월 마지막 주 이후에 잡혀 있다. 정규시즌 우승을 노리는 KT 입장에서도 고비가 될 수 있는 시기다. 데스파이네의 롯데전 약세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KT는 다른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개인사로 이탈했다. 쿠에바스의 자리를 메운 우완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은 선발로 나선 2경기는 모두 5이닝 이상 막아내며 임무를 다했다. 하지만 아직 적응기다. 우완 국내 투수 소형준은 신인왕을 차지한 2020시즌보다 투구 기복이 있다. 꾸준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투수는 우완 사이드암 고영표 한 명이다. 데스파이네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