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안정감이 있었던 불펜 투수마저 무너졌다. 투·타 엇박자도 이어졌다. KIA가 또 졌다.
KIA는 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키움과의 원정 경기에서 3-5로 패했다. 데뷔 3년 차 선발 투수 김현수가 5이닝 1실점 호투하며 리드를 지켜냈다. 후반기 내내 침체됐던 타선은 3점을 지원했다. 하지만 3-2, 1점 리드를 안고 나선 8회 수비에서 역전을 허용했다. 8회만큼은 철옹성이었던 KIA였기에 이날 패전은 더 치명타가 됐다.
KIA는 3회 초 공격에서 최원준이 우전 적시타를 치며 선취점을 이끌었다. 최원준은 현재 KIA 타선에서 기복이 가장 적은 타자다. 기대에 부응했다.
선발 김현수는 3회 말 선두 타자 송성문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했지만, 이후 6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타선은 5회 초 1사 1·2루에서 나선 이창진이 우전 적시타를 치며 1점을 더 보냈다. 7회도 2사 만루에서 최원준이 내야 안타로 추가 득점을 이끌었다.
하지만 7회부터 흔들렸다. 셋업맨 홍상삼이 이용규에게 우전 2루타를 맞았고, 후속 윌 크레익과의 승부 중 3루 도루를 허용했다. 1사 3루에서 상대한 송성문에게 땅볼을 유도했지만, 그사이 이용규가 홈을 밟았다.
악몽은 8회부터 시작됐다. 후반기 11경기, 이전 13경기 연속 무실점 '짠물투'를 보여줬던 셋업맨 장현식이 무너졌다. 선두 타자 박병호에게 우월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했고, 후속 타자 김혜성·변상권·김웅빈에게 연속 3안타를 맞고 2점을 더 내줬다.
KIA는 전날(8일) 열린 KT전에서도 먼저 기선을 제압하고도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5회 수비에서 3루수 김태진이 허도환의 내야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유격수 박찬호는 후속 타자 심우준의 평범한 땅볼을 놓치고 말았다. 선발 투수 다니엘 멩덴은 이후 안타 1개와 희생플라이 2개를 내줬다. 5회 어깨를 소모한 영향력은 6회 발현됐다. 오윤석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 5-5 동점을 내줬다. 이 경기 스코어는 이후 바뀌지 않았다.
9일 키움전에서는 전날 동점 빌미를 제공한 김태진이 KIA의 3득점 모두 물꼬를 터줬다. 박찬호이 수비도 안정감이 있었다. 하지만 믿었던 장현식이 무너졌다. 지난 5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내줬다. 단순히 투·타 엇박자가 아니다. 주축 선수의 경기력과 기운도 합세할 줄 모른다. KIA가 지난 2일 광주 삼성전부터 6경기 연속 무승(4패2무)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