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뛰다 한국에 온 SSG 추신수(39)가 본격적인 '나눔'을 시작했다. 그 첫걸음으로 모교 후배들에게 아주 특별한 선물을 안겼다.
추신수는 지난 10일 롯데 자이언츠와 부산 원정경기에 앞서 자신의 모교를 차례로 방문했다. 이어 수영초등학교에 1억원, 부산중학교에 2억원, 부산고등학교에 3억원 등 총 6억원의 기부금을 각각 전달했다. 올해 추신수가 진행할 '드림 랜딩(Dream Landing)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추신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SSG와 연봉 27억원에 계약하면서 그중 10억원을 사회공헌활동에 쓰겠다고 공언했다. 그 후 구단과 신중한 상의 끝에 야구 꿈나무들의 훈련 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추기로 뜻을 모았다. 모교 야구장학금 전달은 그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다.
SSG 구단은 "추신수 선수가 KBO리그에서 가장 아쉬워한 부분은 열악한 야구 인프라였다. 프로 선수들이 뛰는 구장 시설 개선도 중요하지만, 아마추어 선수들이 그보다 더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 훈련하고 경기하는 점을 무척 안타까워했다"며 "이런 이유로 일회성 물품 지원이 아닌, 꾸준하고 지속적인 성장에 도움이 될 지원 방법을 찾으려고 애썼다"고 전했다.
모교에 전달된 추신수의 기부금은 실제로 야구장 잔디 교체, 야간 훈련을 위한 라이트 설치 등 모교 훈련 환경의 질을 높이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수영초 관계자는 구단에 "추신수 선수의 기부금 1억원을 바탕으로 교육청과 협의해 학교 야구장의 잔디를 교체하려고 한다. '추신수 모교 사랑 잔디'로 이름을 짓고 기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고 관계자 역시 "인조잔디를 심는 게 야구부의 숙원사업이었다. 추신수 선수의 기부와 교육청의 협조 덕에 올겨울 공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 야구부 선수들이 더욱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게 돼 무척 고맙다"고 했다.
추신수는 모교에서 후배들과 학교 관계자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부산고 3학년인 후배 외야수 김상민은 "추신수 선수는 어린 시절부터 롤 모델이자 가장 존경하는 선배다. 그분을 닮고 싶은 마음에 등 번호 17번을 달았다. 선배의 기부가 헛되지 않게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며 감격하기도 했다.
추신수는 "학교를 정말 오랜만에 방문하니 감회가 새롭다. 마지막에 학교에 온 게 언제인지 잘 기억이 안 날 정도"라면서도 "내가 입었던 유니폼 색깔은 지금도 명확하게 기억난다. 후배들을 보니 기분이 좋고, 다시 한번 내 모교가 자랑스럽다고 느꼈다"는 소감을 털어놨다. 그는 또 "내가 운동할 때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나라 아마추어의 야구 환경은 무척 열악하다. 앞으로 더 많은 부분이 개선돼 좋은 선수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