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다시 탄력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맞춰 담배회사들도 새로운 기기를 내놓으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BAT로스만스를 필두로 한국필립모리스, KT&G 등이 신제품을 준비 중이다. 국내 궐련형 담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세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3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2022년 37조원, 2023년 44조원에 이어 2024년에는 5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중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전 세계 4위권에 해당한다.
이런 추세는 기획재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2021년 상반기 담배 시장 동향’에서도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올해 상반기 2억1030만갑 판매돼 전년 동기(1억8090만갑) 대비 16.2%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며 담배 시장에도 변화가 생겨 연초형 담배보다는 비교적 냄새가 덜 한 궐련형 전자담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에 맞춰 담배 회사들도 신제품 기기를 선보이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포문은 BAT로스만스가 열었다. 2017년 '글로 시리즈1', 2019년 '글로 프로'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 23일 사명 변경 이후 첫 신제품으로 ‘글로 프로 슬림’을 내놨다.
글로 프로 슬림은 글로 프로의 후속 제품으로, 얇아진 외관과 74g의 무게로 글로 시리즈 중 가장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누적 10만대가 판매된 글로 프로의 듀얼모드, 인덕션 히팅 시스템 등도 그대로 녹아 있다.
가격 정책 역시 공격적이다. 글로 프로 슬림의 소비자가격은 5만원으로 책정했다. 경쟁사 제품인 '아이코스 듀오3'와 '릴 솔리드2.0' 제품의 정가는 각각 13만원, 8만8000원이다. 경쟁 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에 내놓은 셈이다.
업계는 BAT로스만스가 글로 프로 슬림 신제품을 선제적으로 내놓으면서 시장을 둘러싼 업계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BAT 글로를 비롯해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KT&G의 ‘릴’이 삼등분하고 있다. 이 중 2017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아이코스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 앞서가고 있는 형국이다.
BAT에 맞서 필립모리스도 조만간 일본 시장에 먼저 출시한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아이코스 일루마’를 국내에도 도입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아이코스 일루마는 기존 히팅 블레이드를 통한 가열 방식을 인덕션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 담배 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15%대로 점차 늘어나고는 있지만, 연초형 담배에 비해서는 높지 않다. 따라서 지금의 점유율 수치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BAT가 이번 신제품 출시로 경쟁에 한발 앞서가는 형국이지만 경쟁사들도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하반기를 기점으로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더욱 뜨거운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