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LG는 안방마님이 확실하다. LG는 유강남이 2015년부터 주전을 지키고 있다. 두산도 2016년 백업으로 출발한 박세혁이 2019년부터 붙박이 주전 포수를 맡고 있다.
베테랑답게 수비는 견고하다. 기록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박세혁은 올 시즌 도루 저지율 37%, Pass/9(9이닝당 기록한 폭투와 포일 개수) 0.321을 기록 중이다. 도루 저지는 팀 동료 장승현에 이은 3위, Pass/9는 이재원(SSG)에 이은 2위다. 유강남 역시 도루 저지율 28.7%(500이닝 이상 포수 중 9위), Pass/9 0.404(8위)로 준수하다.
문제는 타격이다. 올 시즌 박세혁의 성적은 16일 기준 타율 0.204, OPS는 0.538에 불과하다. 홈런 0개, 볼넷은 단 20개에 불과하다. 안타, 장타, 출루 모두 낙제점이다. 타격이 특출난 포수는 아니었지만 올 시즌 유독 부진하다. 지난 2017년부터 매년 타율 0.270 이상, OPS 0.7 이상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엔 OPS 0.6 아래로 떨어졌다. 타율은 아예 1할대까지 떨어질 위험에 처했다. 9월 월간 타율이 0.180, 10월 월간 타율이 0.108에 불과하다. 한 달 반 동안 장타가 9월 2루타 2개가 전부다
유강남 역시 마찬가지다. 통산 OPS가 0.759로 양의지, 강민호에 이은 공격형 포수로 주목받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16일 기준 타율 0.251, OPS는 0.690에 불과하다. 2017년부터 매년 16개 이상의 홈런을 쏘아 올렸는데 올 시즌엔 아직 9개에 불과하다. 두 자릿수 홈런 달성이 아슬아슬하다. 유강남 역시 최근 페이스가 좋지 못하다. 10월 타율이 0.189, 장타는 2루타 하나뿐이다.
타격이 부진하지만 수비를 대체하기도 쉽지 않다. 유강남은 올 시즌 벌써 868⅔이닝을 소화 중이다. 2017년 이후 매년 800이닝 이상을 소화 중이다. 올해도 김재성이 195⅔이닝, 이성우가 83⅓이닝을 소화했을 뿐 대부분의 포수 수비를 유강남이 도맡아 하는 중이다.
두산은 백업 선수는 충분하지만, 여전히 벤치가 신뢰하는 첫 번째 카드가 박세혁이다. 박세혁과 거의 출장을 양분하는 장승현과 대타로 0.406을 치는 최용제가있지만, 박세혁의 경험과 수비를 믿고 있다. 김태형 감독도 인터뷰에서 최용제의 수비 기용에 대해 질문하자 “그래도 박세혁과 투수들이 가장 많이 맞춰봤다”며 박세혁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다만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박세혁과 장승현 모두 기용에 물음표가 생겼다. 두산은 17일 박세혁과 장승현의 출장이 어렵다며 신인 포수 박성재를 콜업했다. 기회일 수도, 위기일 수도 있다. 수비 불안을 겪을 수도 있지만, 타격이 되는 최용제의 기용으로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