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시즌 대한축구협회(FA)컵 4강 두 경기가 27일 오후 7시 동시에 킥오프한다. K리그1(1부리그) 울산 현대와 K리그2(2부리그) 전남 드래곤즈가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맞붙고, 강원FC와 대구FC는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FA컵 우승팀은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을 받는다. 1부리그 우승팀과 대우가 같다.
울산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2부 전남에 앞서 있지만, 고민이 많다. 리그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울산은 리그 1위 자리를 지켜오다가 지난 24일 성남FC에 져서 선두를 전북 현대에 뺏겼다. K리그1 우승팀은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가지만, 2위는 예선을 거쳐야 한다. 울산은 챔피언스리그를 치르느라 지난 8일간 3경기를 소화했는데, 결승행에는 실패했다. 지난 17일 전북과 대회 8강에서 120분 연장 승부를 펼쳤고, 지난 20일 포항 스틸러스와 준결승전에서도 연장을 거쳐 승부차기에서 졌다. 이어 리그 성남전까지 치렀다. 이번 주말 리그 경기도 남았다. 체력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벼랑 끝에 몰렸다. 홍명보 울산 감독이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 중인 팀 내 정규리그 최다 득점자 이동준(11골)을 회심의 카드로 꺼내 들지 주목된다.
이에 맞서는 전남은 여유가 있다. FA컵 우승 경험(1997·2006·2007년)도 많다. 전남은 K리그2에서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4위를 확정했다. 승격 준플레이오프(준PO) 출전이 정해졌다. 울산전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다. 정규리그 팀 내 최다 11골을 기록 중인 발로텔리는 지난 리그 경기에 뛰지 않고 체력을 비축했다. '광양 루니'로 불리는 이종호는 리그 8골을 기록 중인데, 이 중 3골을 이달에 몰아쳤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연일 경기로 피로하지만, 한 경기만 잘 치르면 결승까지 갈 수 있다. 구단과 팬을 위해 또 하나의 타이틀을 가져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경준 전남 감독은 "토너먼트는 다음이 없기 때문에 오늘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살아남느냐 죽느냐 둘 중에 하나"라고 다짐했다.
한편 대구는 강원을 상대로 3년 만의 FA컵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현재 리그 3위 대구는 내년 챔피언스리그에 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FA컵 우승이다. 대구는 2018년 FA컵 결승에서 울산을 3-0으로 꺾고 우승했는데, 공격 에이스인 세징야와에드가가 골을 터뜨렸다. 세징야(9골)와에드가(8골)는 올 시즌도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2부 강등권 바로 위인 10위까지 떨어진 강원은 FA컵에서 분위기 반전에 도전한다. 강원전 지난 시즌까지 대구에서 뛴 골잡이 김대원(6골)의 발끝을 기대한다. 이병근 대구 감독은 "어렵게 준결승까지 왔다. 꼭 결승까지 가서 우승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병수 강원 감독은 "FA컵을 포기할 수 없다. 어떻게든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