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핀테크 업체 토스가 도입한 '주 4.5일제'에 대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주 4.5일에 법정 근로시간 1일 8시간을 곱한 총 36시간을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최근 지난 4개월간 시범 도입한 금요일 조기 퇴근제도(Early Friday)를 정식 도입, 사실상 주 4.5일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인사제도는 토스(법인명 비바리퍼블리카)는 물론, 토스뱅크·토스증권·토스페이먼츠 등 주요 계열사에 모두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동안 토스에서는 시범적으로 금요일 조기 퇴근제도를 시행해오면서 금요일은 오전 업무를 한 뒤 자연스럽게 퇴근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토스 직원은 "부서마다 차이는 있을 수도 있지만, 금요일 오후에는 대부분 자리에 없다"며 "얼리 프라이데이가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실상 '주 4.5일제'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주 4.5일제라는 것은 36시간을 근무해도 괜찮다는 말이 되어야 하는데, 주 40시간 근무는 유지된다"며 "4.5일제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직원들 사이에서도 말이 나왔었는데, 그렇게 보도가 됐더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근로기준법에서 만 18세 이상 성인근로자의 경우에 1일 8시간, 1주일 40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으로 정하고 있다. 여기에 당사자 간 합의할 경우에는 1주간 12시간을 한도로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따라서 1일 8시간을 기본 근무시간이라고 했을 때 주 5일에서 주 4.5일 근로제가 되면 주 36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토스의 경우 금요일 조기 퇴근을 하기 위해서는 주 4.5일 동안 40시간을 일해야 한다.
앞서 주 4.5일 근무제를 도입한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토스와 다르다. 월요일 오후 1시 출근 제도를 도입, 주 35시간을 근무하고 있다. 비슷하게 숙박 플랫폼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여기어때컴퍼니도 월요일 오후 1시 출근, 주 35시간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2015년에 37.5시간제, 2017년에 35시간제로 변경하면서 근무시간을 계속 줄여나가고 있고, 연봉이 낮아지거나 재계약하는 일을 없었던 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평생교육 전문기업 휴넷도 토스와 같이 금요일 오전 근무 후 자유롭게 퇴근하는 형태에 주 36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토스 직원은 "사실 업무가 많아서 남아서도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긴 하다"며 업무량이 많아 주 40시간을 채우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듯 말했다.
이에 토스 측은 "그동안 금요일에 조기 퇴근하는 얼리 프라이데이 제도를 시범 운영해왔는데, 이를 정식으로 인사제도에 도입하면서 이해를 돕기 위해 '주 4.5일제'라는 표현을 썼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주 36시간이 되면 연봉이 낮아지게 되는데, 그렇게 되지 않도록 했다"고도 말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토스가 공격적으로 사업을 키우면서 인재를 데리고 가기 위한 방법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이런 시도를 했다는 자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