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 사진=게티이미지 MLB 선수노조는 4일(한국시간) FA 자격을 지닌 선수 16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올 시즌으로 세인트루이스와 계약을 마친 코리안 메이저리거 김광현(33)의 이름도 포함됐다. 김광현은 지난 2019년 포스팅 절차를 통해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 달러 보장 계약을 맺고 MLB에 진출했다. 첫 시즌인 지난해 3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을, 올 시즌엔 7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세인트루이스와 계약 기간을 마무리했다. MLB 내에서 FA 권리를 행사할지, KBO리그 내 보류권을 지닌 SSG로 복귀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FA 명단에 등록된 선수 중 최대어는 단연 휴스턴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다. 2015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코레아는 7시즌 통산 타율 0.277, OPS 0.837과 133홈런을 기록한 거포 유격수다. 특히 올해에는 타율 0.279, OPS 0.850과 26홈런에 bWAR(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7.3을 기록하며 MVP급 시즌을 보냈다. 2017년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비롯해 2019년과 2021년까지 세 차례 월드시리즈도 경험한 가을 사나이다. 지난 2019년 사인 훔치기 논란 때 당당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지만, 그만큼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십도 강하다.
류현진의 전 동료였던 마커스시미언과 코리 시거의 행선지도 관심사다. 시미언은 지난해까지 오클랜드에서 뛰다 시즌 종료 후 토론토와 1년 계약을 맺고 FA 재수를 선택해 성공했다. 올 시즌 2루수로 출장해 45홈런을 치며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에 선발됐다. 유격수 수비는 코레아에 비해 떨어지지만, 유격수뿐 아니라 2루수와 3루수로도 활용할 수 있는 거포다.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의 뒤에 있었던 코리 시거는 2016년 내셔널리그 신인왕 수상자다. 역시 수비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뛰어난 타격 재능으로 통산 OPS가 0.870에 이른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는 4할 타율을 기록하고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투수에서는 사이영상 수상자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맥스 슈어저(3회), 클레이턴 커쇼(3회), 잭 그레인키(1회), 저스틴 벌랜더(2회) 네 사람이 모두 시장에 나온다. 커쇼와 그레인키는 기량이 전성기만 못하고 벌렌더는 재활이 막 끝난 상태지만, 슈어저는 올해도 사이영급 활약을 펼치며 대형 계약을 예고했다. 37살의 나이에도 2~3년 동안 연 2500만 달러 이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깜짝 활약을 펼친 투수들도 대거 이적 시장에 등장했다. 개막 전까지는 투수 FA로 베테랑들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단년 계약을 맺었던 선수들이 깜짝 활약으로 가치를 끌어올리고 시장에 돌아왔다. 카를로스 로돈(13승 5패 평균자책점 2.37), 케빈 가우스먼(14승 6패 평균자책점 2.81), 앤서니 데스클라파니(13승 7패 평균자책점 3.17) 등이 올 시즌 저렴한 단년 계약을 맺고도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다. 특히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하고 샌프란시스코에 잔류했던 가우스먼은 지난 2019년 류현진처럼 영입 대가가 없다. 선발투수가 부족한 팀들에 매력적인 매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