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시작되면서 자영업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기분 좋은 장사를 시작했지만, 비대면 특수를 누리던 배달 앱은 주문이 줄어들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9일 시장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이후 주요 배달 앱의 이용자 수(DAU, 일간 활성 이용자 수)가 감소세를 나타냈다.
배달 앱 중 시장점유율 1위 업체 '배달의민족'은 지난 1일과 2일 DAU가 500만명 이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배달의민족은 꾸준히 500만명 안팎의 DAU를 기록해 왔다. 하지만 11월 1일 DAU는 461만명으로, 8월부터 지난 1일까지 3개월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 주 월요일이었던 지난달 25일 506만명과 비교하면 9%가량 줄어든 수치이다.
같은 기간 요기요의 DAU는 같은 기간 대비 10% 이상 줄어든 110만명을 기록했다. 쿠팡이츠는 69만명에서 68만명으로 소폭 줄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이용자가 줄어든 것이 주문 감소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영향이 전혀 없다고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배달음식 관련 종사자들은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대표적으로 배달기사 사이에서는 배달 콜 수가 줄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배달기사는 한 배달대행 커뮤니티에서 "오늘도 위드 코로나에 콜 수가 많이 줄었다고 사장님한테 한탄했다"고 했고, 부산의 다른 배달기사는 "부산 남구인데, 저녁 피크에도 콜이 없다. 어쩔 수 없이 멀리까지도 갔다 왔다"고 토로했다.
또 자신을 초보라고 소개한 배달기사는 "배달 콜이 '전투콜'이다. 순식간에 콜이 사라져 잡기가 힘들다"고 했다.
배달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사장님들도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형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올라온 '위드 코로나 이후 배달만 하던 곳들은 어떤 대책이 있겠느냐'는 질문에 "한 달~두 달은 매출이 급감한다고 본다"며 "배달 매장이 홀 영업을 같이 안 하는 이상 방법이 없다고 본다"는 답변이 올라왔다. 또 "어떤 음식을 파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라며 "떡볶이나 도시락 같은 음식은 큰 영향이 없겠지만, 아귀찜 같이 홀에서 먹던 음식들을 배달하던 곳들은 분명히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배달음식 주문이 생활 필수 수단으로 자리 잡아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점주는 "이미 배달 문화가 정착됐고 날이 추워질수록 배달 주문 수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 앱들도 위드 코로나로 인한 영향에 대비하고 나섰다. 먼저 이용자 이탈을 막는 것이 우선이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배민1데이'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에 지난 1일 선착순 1만원 할인 쿠폰을 배포했고, 남은 2주는 카테고리·브랜드별 할인, 1만원 쿠폰 찾기 이벤트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요기요는 배달 업계 최초 멤버십 서비스 '요기패스'를 론칭하면서 배달 주문 할인과 제휴사 할인 혜택으로 요기요 충성 고객을 늘려나가고 있다.
쿠팡이츠도 오는 14일까지 '이츠 서울 페스타' 행사를 진행한다. 파리바게트, 걸작떡볶이치킨, 엔젤리너스 등 16개 매장에 대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주문 추이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내부적으로 위드 코로나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지 살펴보고 있다"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