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선수가 나오면서 KBO리그가 중단된 여파가 가을야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 베어스가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7월 12일 긴급이사회를 개최했다.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밀접접촉자가 대거 발생했기 때문이다. 정지택 KBO 총재와 10개 구단 사장들은 격론을 벌였고, 전반기 막판 경기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도쿄올림픽 출전으로 3주간 리그 중단을 더해 총 4주간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그로 인해 후반기에는 여러 변화가 생겼다. 빡빡한 일정에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염려해 아예 연장전을 치르지 않기로 했다. 9회까지 승패가 결정나지 않으면 무승부로 기록됐다. 포스트시즌 일정도 바뀌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는 3전 2선승제로 열기로 했다. 더운 7~8월에는 치르지 않던 더블헤더도 8월 25일부터 시작했다.
올 시즌에만 예외 적용된 규정은 10개 구단에 영향을 끼쳤다. 무승부가 속출하면서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순위 향방이 안갯속이었다. 가을야구에선 두산에게 호재였다. 두산은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치렀다. 5전 3선승제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치렀다면 4위로 오른 두산은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올해는 3전 2승제로 줄어들면서 단기전에 노련한 두산이 3위 LG 트윈스, 2위 삼성 라이온즈를 격파하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그 와중에 정지택 총재가 리그 중단에 찬성 입장을 보였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두산도 논란에 휩싸였다. 정 총재는 두산중공업 부회장 출신으로 현재 고문을 맡고 있다. 이에 정 총재가 두산에 도움이 되는 결정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KBO는 "이사회 초반에 정 총재는 전문가집단인 실행위원회에서 정상적인 경기가 어렵다는 결정을 내린 부분을 존중해 코로나19 확진 선수가 나온 NC와 두산 경기를 강행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그 이후에는 찬반의사를 표명을 하지 않았고, 표결에도 참여하지 않았으다. 최종 표결 전 리그 중단을 찬성한 이사들에게 번복의 의사가 없는지를 재차 확인했다"고 했다.
두산 특혜 의혹이 정규시즌 막판에 나오면서, 두산 구단은 차라리 가을야구를 안 갔으면 하는 바람도 보였다. 포스트시즌에서 끝까지 살아남을수록 논란이 더 불거질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4위 두산은 한국시리즈까지 오르면서 역시 '미러클 두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일부 야구팬은 "기적이 아니라 이기적"이라며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