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격전지로 꼽히는 배터리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배터리 소재사도 자동차업체와 합작사 설립에 나섰다.
배터리 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의 합작사 설립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포스코케미칼 같은 배터리 소재사까지 나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2일 미국 자동체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 합작사를 설립하고 북미지역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합작법인은 2024년부터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해 GM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얼티엄셀즈에 공급한다. 투자 규모와 공장 위치 등의 상세 계획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포스코케미칼은 배터리 소재사 최초로 자동차사와 합작사를 설립해 북미에 배터리 핵심소재 공급망을 구축하게 됐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소재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17년 330억 달러(약 39조원)에서 2025년 1600억 달러(약 188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25%이라는 가파른 성장률을 보이는 차세대 격전지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12월 얼티엄셀즈의 양극재 공급사로 선정돼 광양에 연산 6만t 규모의 공장을 건설 중이다. 신설하는 북미 공장을 통해 대규모의 양극재를 추가 공급하며 GM과의 협력관계를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얼티엄셀즈를 설립했고, 현재 오하이오와 테네시에 각각 연산 35GWh규모의 배터리셀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얼티엠셀즈가 생산을 시작하는 시점에 포스코케미칼은 차세대 전기차용 소재인 하이니켈 NCMA 양극재와 배터리의 충전속도를 단축하고 안정성을 높인 저팽창 음극재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이번 합작투자를 발판으로 북미, 유럽, 중국 등에서 글로벌 양극재 생산능력 확대도 추진한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8월 중국에 3만t 규모의 양극재 및 전구체 생산공장 건립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이번 북미 투자를 시작으로 유럽에도 생산공장 건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 연간 생산능력을 내년에 10.5만t에서 2030년까지 42만t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은 "포스코 그룹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소재기술, 양산능력, 원료 경쟁력을 바탕으로 배터리 핵심소재를 혁신하고 GM과 함께 글로벌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사들도 앞다퉈 합작사를 설립하며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LG·SK·삼성 3사는 2027년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래 먹거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 GM,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있다. 최근 스텔란티스와 북미 지역에 연간 4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만 5개 공장 155GWh 규모 운영 계획을 세우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0월 1일 배터리 전문회사 SK온을 출범했다. SK온은 포드와 합작으로 미국 테네시와 켄터키주(2개)에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조지아에도 1, 2공장이 있다. 미국 내 총 5개 공장 규모는 150GWh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현재 연간 4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완성차 업체와 합작 없이 독자노선을 걸어왔던 삼성SDI도 미국에 첫 배터리 공장 설립을 발표했다.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고 23GWh 연산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하기로 했다. 향후 이 공장을 40GWh까지 확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