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매체와 미국의 소비자단체가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 업저버는 6일 “영국 정부가 화이자와 백신 1억8900만 회분 계약을 체결하며 비밀유지 조항에 합의했다. 백신 판매로 폭리를 취했다”고 보도했다. 한 생물공학 전문가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 1회분 제조 비용은 76펜스(1193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1회분당 22파운드(3만4562원)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소비자권리보호단체 '퍼블릭 시티즌'의 자인 리즈비 연구원은 "선진국 가운데 이런 내용의 계약을 한 곳은 영국이 유일하다"며 "이 계약에는 '비밀의 장벽'이 있고, 공공 보건 위기 상황에서 이는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영국 정부는 제약사가 국내법 절차를 우회할 수 있도록 한 비밀 중재 절차에 동의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화이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백신 이기주의'로 수익만 추구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세계국민백신연합(PVA)에 따르면 백신 제조사 화이자, 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세 곳은 초당 1000달러(약 118만원) 이상, 분당 6만5000달러, 하루 935만 달러를 벌어들여 올해 연간 세전 이익이 340억 달러(약 40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PVA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모더나가 80억 달러(9조4600억원) 이상의 공적 자금을 지원받았음에도 백신 기술을 중·저소득국가 제약업체에 이전해달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밝히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PVA에 따르면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코로나19 백신 전체 공급량의 1% 미만을 저소득 국가에 제공했다. 모더나도 단 0.2%만 저소득 국가에 공급했다.
화이자는 올해 전 세계에 백신 23억 회분을 생산, 360억 달러(42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화이자가 지금까지 국제프로젝트 코백스(COVX) 제공하기로 한 것은 4000만 회분으로 전체 생산량의 2%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화이자 측은 "저소득 국가에는 비영리 공급을 해왔으며, 다른 모든 국가에는 상당히 할인된 가격으로 백신을 판매했다"며 "비밀 유지 합의는 표준 관행이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화이자는 “업저버의 추정 원가에는 연구, 유통 등 기타 비용 포함되지 않았다. 세전 이익률은 20% 초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