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 수비수 이용(35)의 소속팀 전북 현대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우리 언니 장가 가요”란 글과 함께 이용의 웨딩 사진을 올렸다. 이용 별명은 ‘용 언니’. 2018년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에서 토니 크로스의 킥에 급소를 맞은 뒤 붙은 별명이다. 그라운드에 나뒹군 그는 다시 일어나 2-0 승리에 기여했다.
이후 팬들은 그를 ‘용 언니’라 불렀다. 최근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그는 “다행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거”라며 웃었다.
이용은 19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두 살 연하의 정빛나씨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이용은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우연히 (예비신부를) 마주쳤다. 그 자리에서 마음에 들었다. 만난 지 얼마 안 돼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고 1년 정도 사귀었다”고 전했다. 심리치료사인 정씨는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이용은 “올해 힘든 시기도 있었고, 시즌이 워낙 길어 멘탈 관리가 중요했다. 그때 도움을 줬다. 처가 식구들이 저로 인해 축구를 보기 시작했고 경기마다 챙겨 봐줬다”며 고마워했다.
결혼이 늦은 이유에 대해 그는 “난 축구를 (남들보다 3~4년 늦은) 초등학교 6학년에 시작했다. 대학교도 1년 늦게 입학했고, 프로팀은 25세, 대표팀은 28세에 처음 들어갔다. 뭐든지 늦다 보니, 항상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럴수록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이용은 올해 전북의 K리그1 5연패를 이끌었다. 이용은 2016년부터 2년 동안 세 차례나 탈장 수술을 받아 뱃속에 패드를 댔다. 이용은 “한 번씩 타이트한 느낌을 받지만, 지우반 피지컬 코치와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 4년 전에 비하면 근육의 질과 탄력이 약해지기는 했다”며 “전북과 계약 기간이 2년 남았는데, 감독님과 동료·팬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경기 후 근력 운동을 많이 했고, (이)동국이 형처럼 잘 먹고 잘 잤다”고 했다.
이용의 최대 장점은 감독 스타일에 자신의 플레이를 맞춘다는 거다. 이용은 “최강희 전 전북 감독님은 과감히 오버래핑을 나가 (김)신욱이에게 공격적인 크로스를 올리길 원하셨다. 올해는 역습을 당하는 장면이 많다 보니, 김상식 전북 감독님이 왼쪽 수비수 (김)진수가 공격적으로 나갈 때 스리백 형태로 밸런스를 유지하는 걸 원하셨다”고 했다. 이어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님은 사이드 윙백이 높은 위치에 서는 걸 좋아하신다. 어떻게 보면 전·현직 전북 감독님의 스타일이 공존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용은 대표팀 붙박이 오른쪽 수비수다. 지난달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경기 모두 뛰며 연승에 기여했다.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행을 향해 순항하자, 벤투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도 잠잠해졌다. 이용은 “선수들 사이에서는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선수가 그라운드에 나갔을 때 뭘 해야 할지 명확히 알려주는 게 좋은 지도자라고 생각하는데, 벤투 감독님이 그렇다”고 말했다.
이용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과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6경기 모두 풀타임을 뛰었다. 3회 연속 월드컵 출전에 도전하는 이용은 “브라질 대회에선 나 자신에게 실망했다. 러시아 대회 독일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뭔가 그대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나 자신에게 채찍질을 많이 했다”고 했다. 이용은 러시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최고참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이용은 “좋은 남편, 좋은 선수로서 책임감을 갖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