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무단 이탈' 논란에 휩싸인 조송화(28·IBK기업은행)의 뒤늦은 사과를 두고 배구계는 '만시지탄'이라며 지금이라도 진솔하게 사죄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송화는 지난 14일 연합뉴스를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조송화의 법적 대리인인 조인선 법무법인 YK 파트너 변호사는 "조송화 선수가 배구 팬들과 배구계 인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싶어 한다. 그동안 사과할 기회가 없었다"며 "선수가 무척 힘들어한다. 오해를 받는 부분이 있지만, 이렇게 일이 커진 것에 관해 사과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때늦은 감이 적지 않다. IBK기업은행의 주전 세터인 조송화는 두 차례 무단이탈로 논란을 일으키며 V리그 여자부를 혼란에 빠뜨린 장본인이다.
조송화에 이어 김사니 코치의 팀 이탈로 내부 불화설에 휩싸인 IBK기업은행은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을 동시에 경질됐다.
감독대행에 오른 김사니 코치마저 타 구단 감독들의 '악수 보이콧' 속에 불명예스럽게 사퇴하면서 IBK기업은행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항명 사태'로 인해 여러 사람이 피해를 봤다면 자신도 다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어야 했는데, 조송화는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3주 만에 모습을 드러낸 한국배구연맹(KOVO) 상벌위원회 자리에서라도 최소한 사과를 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무단이탈을 부인하며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모습만 보였다. 그러면서도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는 분명히 했다.
하지만 조송화가 원하는 대로 상황은 흘러가지 않았다. 조송화는 상벌위 결과로 적당히 벌금을 내고 복귀하는 그림을 그렸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벌위는 징계를 보류했고, IBK기업은행은 그로부터 사흘 만에 조송화에 대한 선수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조송화는 졸지에 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까지 하지 않은 게 퇴로까지 막은 결과로 이어졌다.
IBK기업은행이 조송화와 완전히 결별하기로 함에 따라 조송화는 다급한 처지가 됐다.
조송화가 올 시즌 코트로 돌아오려면 3라운드 최종전이 열리는 28일까지 다른 팀과 계약해야 한다. 3라운드 종료일을 넘기면 올 시즌은 뛸 수 없다. 무적 선수가 되는 것이다.
현재 분위기를 봤을 때 나머지 6개 구단이 조송화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조송화도 이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뒤늦게 사과하고 IBK기업은행과도 소통하길 원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학교폭력 사태로 물의를 빚은 이다영-이재영 쌍둥이 자매는 그리스 리그에 진출하기 전까지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팬심이 싸늘하게 식은 상황에서 뒤늦은 사과는 아무런 효과도 발휘하지 못했다. 조송화는 쌍둥이 자매의 실수를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
너무 때가 늦긴 했지만 그래도 조송화가 선수 생활을 계속하길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진정성 있게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게 배구계의 목소리다.
한 배구 관계자는 "지금은 조송화가 IBK기업은행과 무단이탈이냐, 아니냐를 놓고 '진실게임'을 벌일 때가 아니다"라며 "올 시즌은 어렵겠지만 내년 시즌, 내후년 시즌에라도 선수로 뛰려면 더는 시간을 끌지 말고 진솔하게 사과하고 IBK기업은행과도 원만하게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송화의 나이는 아직 20대지만 선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골든 타임'은 길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