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이 ‘수호신’ 이승현(30·1m97㎝)의 활약에 힘입어 KT전 3연패를 끊어내고 단독 5위에 복귀했다.
오리온은 10일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에서 수원 KT를 89-81로 꺾었다. 이날 승리한 오리온은 시즌 15승(16패)째를 거두며 원주 DB를 제치고 0.5경기 차 단독 5위에 복귀했다. 3라운드까지 KT에 전패했던 오리온은 4라운드 만에야 상대 첫 승을 거뒀다. 반면 패한 KT는 시즌 9패(23승)를 기록하며 서울 SK에 1위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고양 수호신 이승현이 다시 한번 오리온의 골 밑을 지켜냈다. 23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야투 성공률이 60%로 훌륭했다. 빅맨 라이벌인 고려대 후배 하윤기가 매치업으로 붙었지만, 완전히 막아내지는 못했다. 이승현과 함께 이대성이 25점 7어시스트로 팀 내 최고 스코어러다운 활약을 이어갔다. 둘이 함께 48점을 몰아쳤다. KT는 한희원으로 이대성과 이승현을 매치업했지만 막아내지 못했다. 1쿼터에만 13점을 기록하는 등 이대성은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KT에 우위를 점했다.
오리온은 머피 할로웨이가 16점 10리바운드, 조한진이 11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KT는 센터인 캐디 라렌이 35점 15리바운드, 하윤기가 14점 5리바운드로 활약했지만, 3쿼터 후반부터 급격하게 무너지며 오리온에 승기를 내줬다.
이날 양 팀의 턴 오버 차이는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 중 하나였다. 오리온이 단 6개만 범한 반면, KT는 3쿼터까지 10개, 총 12개를 범하며 번번히 기회를 놓치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 점수 차를 벌려낸 것도 이승현이었다. KT는 4쿼터 마지막 맹추격을 펼쳐다. 4쿼터 중반 18점 차까지 뒤처졌던 KT는 경기 종료 6분 17초를 남겨놓고 허훈의 3점 슛으로 마지막 추격을 시작했다. 라렌이 13득점을 연속으로 성공하며 양 팀의 점수 차는 6점까지 줄어들었다. 투 포제션 게임으로 좁혀졌을 때 이승현이 마지막 추격의 흐름을 끊었다. 이승현은 엘보우 점퍼로 정면 슛을 더하며 KT의 추격을 끊고 이날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승현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1위팀 상대로 승리해 더 큰 의미 있었다”며 “오리온이 상위권 팀한테 이기지 못한다는 편견을 부술 수 있는 경기가 된 것 같아 기분 좋다”고 기뻐했다. 그는 이어 맞수로 붙은 후배 하윤기에 대해 “팀 동료들이 도와줘 이겼다”면서도 “윤기가 워낙 잘해주고 있지만, 경쟁상대로서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다음 라운드에서도 막아보겠다”며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