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우리나라에 낸 법인세가 글로벌 평균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부러 영업이익률을 낮춰 세금을 적게 내는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1년 미국 증권거래소에 제출된 애플 보고서와 애플코리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애플코리아는 한국 매출 7조971억원 중 0.9%인 628억원을 법인세로 납부했다.
애플이 전체 매출 3658억1700만 달러 중 4.0%인 145억2700만 달러를 납부한 것과 비교하면 4.3배 차이다.
국가별 영업이익률도 크게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별 회계처리 기준 미주지역 영업이익률은 34.8%, 유럽 36.4%, 중화권 41.7%, 일본 44.9%, 기타 아태지역은 37.2%로 한국과 비교해 21.7배에서 28배까지 높았다. 한국에서의 영업이익률은 1.6%에 불과하다.
이렇게 애플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이 낮은 것은 한국이 주요 제품을 싱가포르 법인인 '애플 사우스 아시아'에서 수입하면서 매출액 대부분을 수입대금으로 지불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21년 한국 내 매출액 7조971억원 중 95%인 6조7233억원을 지불했다.
양정숙 의원은 "영업이익률을 낮춰 세금을 회피하는 방법은 글로벌 기업들의 단골 메뉴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도 한국 매출액 4150억원 중 77%를 본사로 이전해 영업이익률을 2.1%로 크게 낮춘 뒤 세금은 21억원만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의원은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내 매출액이 많이 늘어나는 만큼 투자와 고용, 사회적 기여를 더 늘려야 할 마당에 오히려 영업이익을 줄여 세금을 회피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또 "한국 시장과 유사한 환경에 있는 중국, 일본, 기타 아시아태평양과 비슷한 수준으로 영업이익률을 조정해 정상적인 세금을 납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