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키움 히어로즈의 2022년 소속 선수 평균 연차는 6.7년으로 리그 최저였다. 신인과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소속 선수 54명의 평균 연차가 채 7년이 되지 않았다. 리그 평균인 8.2년보다 1.5년 낮고 연차가 가장 높은 LG 트윈스(9.3년)와 2.6년 차이 났다. 키움 구단의 평균 연차가 7년 이하로 측정된 건 넥센 시절인 2018년(6.9년)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겨울 선수단 내 변화가 컸다. 베테랑 간판타자 박병호(36)가 KT 위즈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했다. '원클럽맨' 왼손 불펜 오주원(37)과 1군 백업 외야수 박정음(33)은 은퇴했다. 지난해 10월 27일에는 외야수 허정협(32)과 투수 임규빈(31)을 포함한 12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짐을 쌌다.
반면 외부 영입은 없었다. 관심이 쏠렸던 FA 시장에서 빈손으로 철수했다. 빈자리를 신인 선수들로 채우면서 평균 연령이 확 내려갔다. 키움은 매년 젊어졌다. 2014년 8년이던 평균 연차가 이듬해 7.8년으로 낮아지더니 2016년 7.3년, 2017년 7.1년이었다. 2018년 역대 최저 수준의 평균 연차를 기록한 뒤 최근 3년 평균은 7.03년이었다. 매년 '최저 연차' 타이틀을 달고 시즌을 시작했다. 올 시즌에는 더 과감한 몸집 줄이기로 수치를 크게 떨어트렸다.
키움은 외야수 이정후(24)와 내야수 김혜성(23)을 중심으로 팀을 재편했다. 이정후의 올 시즌 연봉은 7억5000만원으로 팀 내 1위. 2011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이 세웠던 리그 6년 차 최고 연봉 기록(종전 4억원)을 가뿐하게 뛰어넘었다. 최근 4년 연속 해당 연차 최고 연봉 기록을 갈아치우며 간판타자로 올라섰다. 김혜성의 연봉도 3억2000만원으로 고액이다. 내·외야 중심을 두 선수가 잡고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현재 스프링캠프에서 키움 신인 주승우(22)와 박찬혁(19) 송정인(19)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이용규(37)와 이지영(36)을 빼면 평균 연차가 더 내려갈 수 있다. 선수단이 전체적으로 어려졌다"며 "연차가 낮아도 기회를 주는 분위기니 선수들에게도 (1군에서 뛸 수 있다는) 동기 부여가 된다. 주전급 선수들도 후배들이 1군에 올라오면 조언을 많이 해준다. 선순환이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선수단이 너무 어려지다 보면 위기에서 경험 부족이 드러날 수 있다. 키움은 베테랑 이용규에게 주장을 맡겨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많다 보니 훈련 분위기가 밝다. 적극적으로 훈련에 임한다. 비슷한 또래의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서로 경쟁하며 성장하는 분위기도 있다"며 "이런 선수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게 내 역할인 거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