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는 23일 온라인 라운드 인터뷰에서 "믹싱 엔지니어로서 입봉했다. 작사가, 작곡가 등 실무자로서 만든 음반"이라며 전날 발매한 솔로 앨범 '공중부양'을 소개했다. 작업기에 대해선 "전체 과정에서 내 귀로 괜찮으면 문제없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귀를 만족시키는 것'. 그거 하나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2008년 솔로곡을 낼 때랑은 아예 다르다. 가장 다른 점은 주위 환경이다. 그땐 아무도 나의 음악을 기대하지 않을 때다. 그에 비해 지금은 기대하는 분들도 있고 꼭 기대를 하지 않더라도 대충 '저 사람에 대해 안다', '저 사람은 한 차례 해먹었다' 그런 인식이 있다. 그러다보니 조금 앨범을 낸다는 느낌이 다르다"고 했다.
상황은 달랐지만 장기하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그때도 지금도 마찬가지. 그는 "'초심따위 개나 줘버려'라고 가사를 썼지만 가장 나 다운거 외에는 많이 신경쓰지 말자란 생각을 했다. 2008년에는 처음 했던 생각이 맞다는 마음으로 나 다운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썼다. 지금은 나란 정체성에 대해 2년 정도 고민했다"고 말했다.
'공중부양'에선 밴드 장기하와얼굴들의 '별일 없이 산다' '싸구려 커피' '그건 니 생각이고' 등 독특한 장기하 노래 스타일이 더욱 강조된 트랙들이 담겼다. 장기하 또한 "이게 장기하다"란 댓글이 기억난다고 답할 정도로 '장기하스러운 음반'이 됐다. 그는 "군대에서 들은 심청가가 지금 음악하는 데 있어서 영향을 준 것 같다. 그때 우리 말이 이렇게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는구나 깨달았다"면서 국어의 말맛을 살린 가사와 운율에 매력을 느낀다고 했다.
타이틀곡 '부럽지가 않어'는 부럽지 않은 것이 최고의 자랑이란 메시지를 담아 만들었다. 반복되는 '부럽지가 않어' 구절이 진짜 부럽지 않은 것이 맞나 의심이 들게 한다. 발매 전 장기하는 이적에 '부럽지가 않어'를 들려줬다면서 "형님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건 성공이란 것"이라고 만족했다. 카더가든, 악뮤 찬혁 등 동료들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며 "음반 발매 후 칭찬을 많이 받아 기분이 붕 뜬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또 장기하는 "'이거 랩입니까'라고 물으신다면 랩이 맞다. 랩이 아니라고 느낄 수도 있다. 라임이 딱히 없다. 그 말들 자체에 있는 운율을 살려서 했을 뿐이라서 랩으로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자유로운 해석을 기대했다. 대중에겐 "지난 3년의 결과물이자, 솔로 장기하의 기본값을 보여드린 음반이다. 솔로 장기하의 출발점을 제시했다고 할까. 자기소개서 같은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