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께 열릴 4대 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여성 사외이사의 선임이 주요 안건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출범 이래 첫 여성 사외이사를 추천해 이목이 쏠린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는 오는 24~25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4개 지주 모두 사외이사 선임, 이익배당 승인 등이 공통된 안건이다.
25일 주총이 열리는 우리금융은 주총을 거쳐 올해 처음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하게 된다. 법무법인 세종 소속 송수영 변호사가 신임 사외이사 후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사회의 성 다양성 제고는 물론, 금융, 경제, 경영 분야 외에도 법률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분야 등 이사회의 집합적 전문성을 강화하는데 필요한 전문가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 이후 과점주주사 추천이 아닌 방식으로 선임한 첫 사례로, 동반성장위원회에서 협력사 ESG 지원사업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우리금융의 ESG 경영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경우에는 이사회 내 여성 사외이사를 1명에서 2명으로 늘렸다.
김조설 오사카상업대 경제학부 교수를 후보로 추천하면서 기존 윤재원 사외이사를 포함 여성 사외이사가 2명이 될 예정이다.
신한금융의 주총은 24일 오전 열리며, 김조설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과 함께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박안순, 변양호, 성재호, 윤재원, 이윤재, 진현덕, 허용학 사외이사를 재선임하게 된다.
KB금융지주는 임기가 종료되는 여성 사외이사인 최명희· 권선주 이사를 재선임 후보로 추천했으며, 오는 25일 주총에서 선임한다.
10년 만에 지주 회장 교체를 앞둔 하나금융은 지난해 차은영 이화여대 교수가 물러난 자리에 권숙교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아직 주총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주요 금융지주가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에 나선 것은 8월부터 시행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영향이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르면 자산총계(금융회사의 경우 자본총계) 2조원 이상인 상장회사의 이사회를 특정 성으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경제계에 ESG 경영 바람이 불면서, 여성 인력 확보에 불이 붙었다. 성별의 다양성은 지배구조 면에서 평가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 ESG 강화를 이유로 들어 여성 사외이사을 영입하고, 다양한 주주들의 의사를 대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