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30)가 시범경기에서 쾌조의 출발을 이어가고 있다.
라모스는 1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프로야구 시범경기에 4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시범경기 첫 경기였던 12일 LG 트윈스전 3타수 1안타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스위치 타자인 그는 2회 말 좌타석에서 첫 안타를 쳐냈다. 두산 선발 로버트 스탁이 초구로 던진 시속 148㎞ 직구를 잡아당겨 안타로 만들었다. 높이 뛰어오른 2루수 박경수의 글러브에 걸려 멀리 뻗진 못했지만, 타구 속도와 각도 모두 준수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 라모스는 역전 만루포로 팬들에게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이번엔 우타석이었다. 0-2이던 3회 말 1사 만루에서 왼손 투수 최승용의 커브(114㎞)를 잡아 당겨 좌중월 역전 만루 홈런(비거리 110m)을 쏘아 올렸다.
외국인 타자의 활약이 절실했던 KT에는 반가운 활약이다. KT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가 있었다. 2017년 한국 무대를 찾은 멜 로하스 주니어가 4시즌 동안 팀을 지켰다. 특히 마지막 해인 2020년 타율 0.349 47홈런 135타점 116득점으로 맹활약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지난해 로하스는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로 떠났다. KT는 새 외국인 타자로 조일로 알몬테를 데려왔지만, 타율 0.272 7홈런으로 부진한 데다 아킬레스건 부상까지 겹쳐 6월 팀을 떠났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제라드 호잉을 영입했으나 역시 타율 0.232 11홈런에 그쳤다. 외국인 타자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던 KT는 마운드의 힘으로 통합 우승을 이뤄냈다.
현재까지 라모스에 대한 기대치는 알몬테보다 로하스에 가깝다. 이강철 KT 감독은 15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타격하는 걸 보니 괜찮다. 중심 타선이 작년보다 단단해질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올해 외국인 선수가 중요할 것이다. 라모스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뒤처지지 않아 보인다"며 "수비와 주루도 괜찮다. 평균 이상은 되어 보인다"고 호평했다.
라모스는 수비와 주루에서도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보였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2회 말 첫 안타를 때린 뒤 초구부터 2루로 뛰었지만, 포수 박세혁의 송구에 잡혔다. 이어 3회 초 주자 2루 상황에서 강진성의 2루타성 타구를 쫓아 다이빙했으나 포구하지 못해 적시타를 허용했다.
라모스는 경기 후 “컨디션이 굉장히 좋다. 낯선 팀들과 경기하면서 투수들을 알아가고 있다. 시범경기 동안은 타격 코치와 상의해 스트라이크존 안에 공은 직구든 변화구든 정타를 맞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준비를 더 잘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KT는 이날 경기를 7-3으로 이겼다. 선발 투수 배제성이 2이닝 2실점을 기록했고, 엄상백(2와 3분의 1이닝 1실점)-심재민(3분의 2이닝 무실점)-박시영(1이닝 무실점)-박영현(1이닝 무실점)-주권(1이닝 무실점)-김재윤(1이닝 무실점)이 이어 던졌다. 타선은 3회 말 상대 실책 두 개와 3안타(1홈런) 1볼넷을 몰아 만든 6득점 빅 이닝으로 승기를 잡았다. 두산은 새 외국인 투수 로버트 스탁이 첫 실전 등판에서 최고 시속 156㎞를 찍으면서 2와 3분의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