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삼성전자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플래그십 '갤럭시S22'(이하 갤S22)의 소비자 기만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아서다. 이에 단말기 지원금까지 뿌리며 고객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위기의 삼성, 갤S22 3종에 지원금
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 1일 갤S22 일반 모델과 플러스의 단말기 공시지원금을 올렸다.
KT의 5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슈퍼플랜 베이직'(월 8만 원)의 갤S22 일반 모델 공시지원금은 14만7000원에서 40만 원으로 뛰었다. 갤S22 플러스는 14만7000원에서 45만 원으로 올랐다.
제품 출시 초기에는 선택약정 2년 요금 할인을 받는 편이 훨씬 이득이었다. 지금은 256GB 갤S22 일반 모델을 슈퍼플랜 베이직으로 구매할 때 단말기 지원금을 선택하면 월 납부 금액이 10만3904원으로, 요금 할인을 받았을 때의 10만4271원보다 저렴하다.
LG유플러스도 갤S22 일반 모델과 플러스의 공시지원금을 '5G 프리미어 에센셜'(월 8만5000원) 기준 각각 29만9000원, 34만9000원 높였다. 마찬가지로 선택약정 25% 요금 할인보다 단말기 지원금을 받는 쪽이 월 납부 금액이 1000원 이상 싸다.
이미 지난달 중순 이통 3사는 갤S22 시리즈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울트라 모델에 지원금을 40만 원 이상 더 얹은 바 있다.
일반적으로 요금 할인은 이통사가 부담하는 반면, 단말기 할인은 제조사의 재원도 투입된다. 이통사는 이번 지원금 정책 변경과 관련해 "해줄 말이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GOS(게임 최적화 서비스) 사태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발언으로 제조사의 원성을 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갤S22 시리즈 출시 당시 최신 4나노 AP(중앙처리장치) 탑재 등 사양 업그레이드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GOS가 고사양 게임을 실행할 때 이용자 의지와 관계없이 작동하면서 화질과 프레임(초당 이미지 수)을 하향 조정해 빈축을 샀다.
이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거쳐 GOS를 선택 옵션으로 바꿨지만, 일부 소비자들이 허위광고 소송에 나서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경쟁사와 달리 SK텔레콤은 갤S22 3종의 지원금을 10만 원대로 유지하고 있다.
대신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의 지원금을 50만 원대로 일제히 상향했다. 아이폰12 미니 128GB 모델은 100만 원 초반대에서 50만 원 아래로, 아이폰12 256GB 모델은 120만 원대에서 70만 원대로 가격이 떨어졌다.
삼성 갤럭시에 실망한 고객들이 애플 아이폰으로 갈아타는 수요를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허위광고 소송 직면… 애플에 고객 뺏길라
아직 국내에서는 자국 브랜드의 이점을 앞세운 삼성전자가 2위 애플에 맞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은 상징적으로도 중요해 애플이 신제품을 내놓는 하반기까지는 꽉 잡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GOS 여파로 본토에서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이용자 약 2000명을 대리해 소송을 진행 중인 법무법인 에이파트의 김훈찬 변호사는 "삼성전자는 GOS의 존재를 대외적으로 묵비했다. 스마트폰의 성능은 정작 필요한 상황에서는 이용할 수 없었다"며 "이는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있어 중요한 사항에 관해 은폐·누락한 행위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국내 스마트폰 출하량이 1680만대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부품 공급난과 더딘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다 하반기에는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2파전 양상이 유지되는 가운데, 일부 하위 브랜드의 진입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