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올 시즌 우승 후보로 꼽힌다. 기존의 탄탄한 마운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고, 타선도 보강했다. 그리고 개막 2연전을 쓸어 담으면서 그물망 수비까지 자랑했다.
LG는 지난 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경기 후반 놀라운 수비력을 선보였다. 3-2로 근소하게 앞선 7회 말 2사 후 유격수 오지환이 나성범의 강습 타구를 멋지게 몸을 날려 잡았다.
호수비는 8회에도 이어졌다. 선두타자 최형우의 타구가 오지환의 머리 위를 넘어갔다. 공을 등지고 달린 오지환은 몸을 날려 공을 글러브에 쏙 담았다. 좌익수와 유격수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가 될 것으로 보였지만, 오지환의 호수비가 연속해서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1사 만루에서는 1루수 문보경이 재빠르게 움직여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KIA 박찬호의 땅볼 타구를 잡아 홈으로 송구해 아웃 처리한 뒤 문보경은 다시 1루 커버를 들어갔다. 포수 유강남의 송구가 다소 빗나갔지만 점프 캐치해 타자 박찬호까지 태그 아웃 처리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9회 말 1사 1루에서는 박해민이 KIA 김선빈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했다. 이후 2루타와 고의4구로 만루 위기까지 몰렸던 만큼 박해민의 수비는 더욱 값졌다.
류지현 LG 감독은 경기 후 "오지환의 두 차례 호수비와 박해민의 9회 호수비가 결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경기를 중계한 김선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박해민이 정말 놀라운 캐치를 했다. 문보경이 홈 송구 후 1루 커버를 빠르게 들어간 점도 칭찬해야 한다"고 말했다.
LG는 개막 2연전에서 SSG 랜더스,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단 한 개의 실책도 기록하지 않는 깔끔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지난겨울 LG는 박해민을 4년 총액 60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 리오 루이즈는 멀티 플레이어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시범경기 기간 송찬의를 비롯해 문보경, 문성주 등 신예 선수의 성장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 주전 선수들에게도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오지환은 "예전에는 내가 주전이라 생각하고 준비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후배들이 성장해 긴장감이 생겼다. 내가 다쳐서 자리를 비우면 (다른 선수들로) 채워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선수들이 더 집중하고, 더 열심히 뛰는 배경이다. 우승을 위해서는 탄탄한 수비력이 꼭 뒷받침돼야 한다. LG는 기분 좋게 출발한 개막 2연전에서 이를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