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주기로 진행하던 월드컵을 2년 주기로 단축하기 위해 노력하던 국제축구연맹(FIFA)이 축구계의 반대에 부딪히자 3년으로 개최 주기를 조정해 관련 노력을 재개할 모양새다.
영국 매체 선은 8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2년 주기 월드컵을 포기하는 대신 주기를 3년으로 조정한 절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해부터 2년 주기 월드컵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정보통신 기술 발달로 초연결시대를 살고 있는 21세기에 4년 주기가 지나치게 길다는 점, 이른바 축구 변방으로 불리는 나라들의 경우 더 많은 국제대회 경험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남미축구연맹(CONMEBOL) 등 프로축구 리그가 활성화 된 대륙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진전이 없었다. 4년 주기로 올림픽을 개최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토마스 바흐 위원장 명의로 반대 의견을 냈다.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달 31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FIFA 총회에 참석해 “월드컵 주기를 2년으로 단축하는 방안과 관련해 구체적 제안은 내지 않았다. 그저 타당성 조사를 진행한 것 뿐”이라며 한 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FIFA가 월드컵 개최 주기를 단축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진 않을 모양새다. 선은 “인판티노 회장이 2년 주기 월드컵을 포기한 게 아니라 3년 주기로 전환을 꾀하는 것”이라 보도하며 FIFA가 모든 것을 포기하진 않았다고 진단했다. 주장의 근거로 FIFA 총회에서 인판티노 회장이 “2년이든 3년이든 월드컵의 주기를 앞당길 필요는 있다”고 발언한 것을 들었다.
FIFA가 구상하는 3년 주기 월드컵이 실현될 경우 매해 국제대회의 단계를 올려 치르는 시스템이 구현된다. 첫 해에는 각 대륙별 예선을 통과한 24개 클럽 팀이 참여하는 클럽 월드컵을 치른다. 두 번째 해에는 유럽선수권대회, 코파 아메리카, 아시안컵 등 각 대륙별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해에 월드컵을 치러 세계 챔피언을 가리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