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과 '슈퍼 매치'에서 골을 넣고 세리머니하는 FC서울 나상호. [사진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K리그1(1부) FC서울 공격수 나상호(26)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할 수 있을까.
나상호는 지난 시즌 34경기에 출전해 9골·6도움을 기록했다. 팀 내에서는 팔로세비치(10골·세르비아)에 이어 득점 부문 2위였으나 리그 전체에서는 16위였다. 1부 ‘커리어 하이’였지만 아쉬운 득점 순위였다. 소속팀 서울도 파이널B(7~12위)에서 최종 순위 7위로 시즌을 마쳐야 했다. K리그는 33라운드까지 치른 후 상·하위 6팀을 나눠 스플릿 라운드를 진행한다.
‘아홉수’가 지독했다. 지난해 9월 26일 수원 삼성과 32라운드에서 리그 9호 골을 터뜨린 이후 시즌이 끝날 때까지 침묵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나상호 스스로도 “두 자릿수 득점이 목표였는데 아홉수가 오래갔다. ‘아홉수에 걸렸네’라고 말을 하고 나니 정말 골이 안 들어가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올 시즌은 아홉수를 깨뜨릴 기세다. 나상호는 지난 10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수원과 9라운드 홈 경기에서 리그 4호 골을 터뜨렸다. 9경기에 나서 4골을 기록 중인 나상호는 득점 순위에서도 8위에 올랐다. 팀 내 2위 조영욱(2골)보다 두 배 많은 득점 기록이다. 산술적으로 나상호는 17골까지 가능하다.
나상호는 1부에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적이 없다. 광주FC 소속이던 2018시즌 K리그2(2부)에서 31경기 16골·1도움을 기록한 게 K리그 최다 득점 기록이다. 1부에서는 성남FC 시절이던 2020시즌 7골(19경기)을 넣었다. 지난해는 9골이었고, 프로 데뷔 시즌이었던 2017시즌에는 2골(18경기)을 기록했다.
나상호는 서울의 공격을 이끄는 첨병 역할을 해낸다. 날카로운 슛을 통한 득점뿐만 아니라 프리킥도 나상호의 몫이다. 측면 공격수답게 중앙으로 건네주는 크로스도 해낸다. 수원과 경기에서도 나상호는 키패스(슛으로 이어지는 패스) 1회, 크로스 2회, 드리블 돌파 2회 등 최전방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필드골을 증가해야 하는 건 과제다. 최근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골 감각을 끌어올리는 나상호다. 서울은 팀 득점이 10골인데, 이중 절반 가까이 나상호의 몫이다. 하지만 나상호의 4골 중 3골이 페널티킥이다. 최전방에서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는 나상호인 만큼 필드골에 성공해야 서울의 공격력은 더욱 날카로워질 수 있다.
한편 나상호의 활약 속에 시즌 첫 ‘슈퍼매치’에서 승리한 서울은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96전 38승 24무 34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는 코로나19 이후 K리그 최다 관중(1만4625명)이 지켜봤다. 양 팀은 K리그 최고의 라이벌로 불리며 한때 5만 명이 넘는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으나, 예년과 같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 최근에는 ‘슬퍼매치’라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