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 우승자 세리머니로 하와이 전통 훌라 춤을 추고 있다. [사진 대홍기획] 김효주(27)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개인 메인 후원사 대회에서 우승한 그는 11개월 만에 LPGA 투어 개인 통산 5승을 달성했다.
17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하우섬 에바 비치의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김효주는 시부노 히나코(일본)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다. 공동 2위 그룹에 3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은 김효주는 시부노에 추격을 허용해 17번 홀까지 1타 차 리드를 힘겹게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18번 홀(파5)에서 웃었다. 그린 주변 지역에서 시도한 세 번째 샷이 홀컵 바로 앞에 붙었다. 결국 이 홀을 버디로 연결한 김효주는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를 줄여 합계 11언더파로 시부노(9언더파)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지난해 5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이후 11개월 만에 LPGA 투어 통산 5승째였고, 우승 상금 30만 달러(약 3억7000만원)를 받았다.
김효주에겐 뜻깊은 우승이었다. 김효주는 17세였던 2012년부터 이 대회에 출전했다. 그리고 프로에 입문하면서 롯데와 메인 후원 계약을 맺었다. 메인 후원사가 주최하는 대회라 의욕이 넘쳤지만, 롯데 챔피언십에서 거둔 개인 최고 성적은 2014년 단독 4위였다.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열리지 않았던 2020년을 제외하곤 매년 이 대회에 나선 김효주는 10번째 출전 만에 롯데 챔피언십을 제패했다. 그는 우승 뒤 “후원사 주최 대회라 언제든 잘 하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기대했던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올해 많은 준비를 했고, 우승까지 거둬 더 뜻깊고 특별하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지난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5년 3개월 만에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리고서 이번 대회에 우승하기까지 1년 남짓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만큼 그의 경기력이 부활했다. 2017~2019년에 슬럼프를 겪으면서 우승 없는 시즌을 보냈다. 그러다 2019년 말부터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불리고 변화를 시도했다. 그 덕에 샷 거리가 늘고, 자신감이 부쩍 높아졌다. 2020년 국내 무대에서만 활동하면서 2승을 거뒀던 그는 지난해 국내 투어 2승, LPGA 투어 1승으로 한국, 미국 무대에서 모두 우승을 경험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에 LPGA 투어 대회 우승을 또한번 거뒀다. 한국 선수 중에선 지난달 고진영(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 이어 김효주가 올 시즌 LPGA 투어 두 번째 우승을 해냈다.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 [사진 대홍기획] 이 대회 우승자 전통 행사에 따라 김효주는 대회 개최지인 미국 하와이의 상징 훌라 춤을 췄다. 춤추는 내내 쑥쓰러워했지만, 우승한 기쁨은 컸다. 김효주는 “동료 골퍼들이 물을 뿌려주고 축하해줬다. 바다에 있는 것처럼 시원했다”면서 “(이번 우승으로) 앞으로 더 잘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스스로 자랑스럽고 자신감도 더 생겼다”고 말했다.
김효주 외에도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의 성적이 좋았다. 특히 올 시즌 LPGA 투어 신인인 최혜진(23)과 안나린(27)이 나란히 톱10에 올랐다. 최혜진은 3위(7언더파), 안나린은 공동 6위(4언더파)에 올랐다. 이 대회에 초청 선수로 출전한 이소미(23)는 5위(5언더파)로 마쳐 선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