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심석희(서울시청)가 태극마크를 달았다. 심석희-최민정(성남시청)의 '불편한 동거'가 이어지게 됐다.
심석희는 8일 서울 노원구 태릉 빙상장에서 열린 KB금융그룹 제37회 전국남녀 종합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겸 2022~23시즌 국가대표 2차 선발전 둘째 날 여자 1000m와 3000m 슈퍼파이널에서 각각 2위(1분29초135)와 3위(5분44초349)를 기록했다. 심석희는 1, 2차 선발전 종합 순위에서 김길리(서현고), 김건희(단국대)에 이어 3위에 올라 2022~23시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지난 4월 최민정은 세계선수권대회 개인 종합우승을 차지해 대표팀에 자동 선발된 상태다. 이번에 선발된 심석희와 새 시즌 국가대표로 함께 뛴다.
둘은 여전히 불편한 관계다. 심석희가 지난해 10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대표팀 A 코치와 주고받은 사적인 메시지가 공개됐는데, 여기에는 최민정과 김아랑(고양시청)을 향한 욕설과 비난이 담겨 있었다. 2018 평창 대회 중 최민정과 고의 충돌을 의심하게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메시지가 공개되자 최민정은 "심석희와 대표팀에서 함께할 수 없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심석희는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선수자격 2개월 정지 중징계를 받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심석희는 4월 세계선수권대회에 복귀해 단체전 시상대에 최민정과 함께 올랐지만, 어색한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심석희는 이날 경기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 나섰지만,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공황장애를 겪는 것으로 알려진 심석희는 "가족들과 나를 믿고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훈련에 매진할 수 있었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잘하려고 노력했다.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민정을 포함해 선발전 1위 김길리 2위 김건희 3위 심석희 4위 이소연(스포츠토토) 5위 서휘민(고려대) 6위 이유빈(연세대) 7위 박지윤(의정부시청)이 대표팀에 승선했다.
남자 대표팀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이준서(한국체대)가 자동 선발됐다. 또 선발전 1위 박지원(서울시청) 2위 홍경환(고양시청) 3위 임용진(고양시청) 4위 이동현(의정부광동고) 5위 김태성(단국대) 6위 장성우(고려대) 7위 이정수(서울시청)가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0 밴쿠버 올림픽 2관왕 이정수는 2016~17시즌 이후 6년 만에 대표팀에 재승선했다.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해설위원으로 활약하기도 한 이정수는 1차 대회에선 11위에 머물렀으나, 2차 선발전에서 5위를 차지하며 마지막 티켓을 획득했다. 대표팀 최고참이 된 이정수는 "은퇴도 고민했다. (대표팀 선발은) 전혀 예상하지 못 했다. 포기하지 않다 보니 좋은 성과를 거두게 됐다"며 웃었다.
2022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대헌(강원도청)과 베테랑 곽윤기(고양시청)는 각각 코로나19 후유증과 부상으로 선발전에 기권했다. 여자부 김아랑(고양시청)도 부상 관리를 위해 선발전에 나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