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5G 서비스 확산 덕에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 1조 원을 가뿐히 넘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표정이 밝지 않다. 중가요금제 도입과 초고주파 대역 구축 등 향후 투자를 압박하는 요인만 산적해서다.
KT는 2022년 1분기 영업이익이 626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1%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당초 증권가에서 예측한 4000억 원 후반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부동산 개발 자회사 KT에스테이트의 부동산 매각에 따른 일회성 비용(약 746억 원)이 반영됐지만, 이를 고려해도 5000억 원 중반대의 기대 이상 성적을 달성했다. 12년 만에 최대로, 이통 3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SK텔레콤도 1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5% 오른 432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마찬가지로 증권가 예상치인 3000억 원 후반대를 상회했다.
또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오는 13일 실적을 공개하는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소폭 감소한 262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홍식 한화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부진은 일시적이다. 다시 높은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다.
이에 이통 3사 합산 영업이익이 1조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호실적은 지난해 11월 가입자 2000만 명을 돌파한 5G 서비스가 한몫 했다.
KT의 5G 가입자는 전체의 절반인 695만 명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는 LTE가 1만5000원대 1만4000원대로 내려갔지만, 5G는 4000원 중반대에서 7000원에 근접할 정도로 크게 늘었다.
SK텔레콤은 1088만명의 5G 가입자를 확보하며 47.6%의 점유율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처럼 이통 3사가 5G와 신사업을 등에 업고 성장을 가속하고 있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있다.
먼저 새정부의 5G 중가요금제 도입 추진에 대응해야 한다. 지금은 없는 데이터 20~50GB 제공 6만 원대 상품 출시가 유력하다. 8만 원 이상 프리미엄 상품 대신 중가요금제로 수요가 몰리면 ARPU 타격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정부는 '진짜 5G'로 불리는 초고주파(28GHz) 대역 구축을 부추기고 있다.
28GHz 대역은 빠른 속도를 자랑하지만 전파 도달 거리가 짧고 장애물에 취약해 한정된 공간의 스마트팩토리 등 B2B(기업 간 거래)에 적합하다. 이통 3사는 관련 망 구축 의무의 10%가량만 이행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가입자용) 3.5GHz 대역은 구축 의무의 약 3~4배를 이행했다. 28GHz 대역은 개인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