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다림 끝에 1군에서 데뷔한 문동주(19·한화 이글스)가 프로 무대에 연착륙하고 있다. 문동주는 지난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 7회 초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두 번째 1군 등판이었다. 지난 3월 옆구리 부상을 입고 재활 훈련에 전념했던 문동주는 데뷔전인 지난 10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1군의 매운맛을 제대로 봤다. 3분의 2이닝만 투구하면서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다. 그의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문동주는 이날 직구 최고 시속 154㎞를 기록했지만, 제구가 흔들렸다. 투구 수 26개 중 12개가 볼이었다.
두 번째는 달랐다. 13구 중 9구가 스트라이크였다. 구위는 여전했다. 직구 최고 시속이 157㎞, 평균 시속은 156㎞에 달했다. 직구와 변화구를 고루 섞으며 1이닝을 퍼펙트로 마쳤다. 첫 등판과 달리 마운드에서 웃는 모습도 보였다.
이 경기 해설을 맡았던 양상문 SPOTV 해설위원도 문동주의 구위에 감탄했다. 양 위원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그 나이의 국내 투수가 꾸준하게 시속 150㎞ 이상을 기록한다는 것 자체가 경이롭다"며 "투구 폼이 유연하고 깔끔하기 때문에 부상도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고 호평했다.
투구 폼도 안정되는 중이다. 양상문 위원은 "스프링캠프 때 문동주는 변화구를 던질 때 팔 스윙이 조금 좋지 않았다. 투구 시 팔이 오른손 타자 방향으로 뻗어 나가는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13일 투구를 보니 몸의 축에 맞춰 정상적으로 팔을 돌렸다"며 "팔 스윙이 개선되면 제구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캠프 때는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양상문 위원은 "첫 등판 때도 기술적인 측면은 (두 번째 등판과) 비슷했다. 다만 LG에 좋은 타자들이 많았고, 문동주도 데뷔전에 대한 부담감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경험이 쌓이면 더 좋은 투구가 나올 것"이라며 "문동주는 결국 선발로 갈 투수다. 시간적 여유를 두고 선발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한화가 시스템에 맞게 잘하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