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 업계가 1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물류비 증가 등 악재가 겹치면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1분기 매출은 1조79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60억 원으로 32% 감소했다.
매출이 증가한 원동력은 지역별로 특화한 판매 가격 운용과 유통 전략 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18인치 이상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이 전체의 39%를 차지하는 등 질적 성장을 이뤘다.
수익성이 악화한 것은 내외부 요인이 겹쳐서다. 회사 관계자는 "대전과 금산 등 한국공장의 지속적인 영업손실과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물류대란 등에 따른 영향"이라며 "한국공장은 지난해 총파업 여파와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2배 이상 확대됐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억 원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겨우 면했다. 영업이익률도 0.1%로 작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다만 매출은 7387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531억 원(26.1%) 증가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 역시 "고수익 타이어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지역별 맞춤형 판매 전략으로 성장은 해냈지만, 물류·원자재 비용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고 전했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1분기 매출 5330억 원, 영업손실 42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4938억 원) 대비 7.9% 증가했지만, 영업손익 부분은 전년 132억 원 이익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당기순손실도 258억 원을 기록하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물류 대란으로 인한 선박 운임 상승 등의 비용이 많이 올랐고 원자재 가격 상승, 중국 코로나19에 따른 도시 봉쇄 등의 수요 둔화 등이 복합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고수익 제품 판매 비중을 높이고 비용 절감 노력을 기울여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고육지책으로 타이어 가격도 올리고 있다. 타이어 3사는 지난 3월부터 타이어 가격을 3~10% 인상했다. 2분기에도 최대 10%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따른 유럽 시장 차질, 중국의 코로나19 제로 정책, 원자재·물류 문제 등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 원가는 물론 운송비까지 치솟으면서 타이어를 많이 팔아도 손해가 커지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난으로 신차를 제때 출고하지 못하고 있는 점 역시 실적 회복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