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트는 지난 3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 경기에서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상대 선발 고영표의 호투(7이닝 무실점)에 막혀 승리 대신 패전(시즌 4패)을 떠안았지만, 데니 바티스타(전 한화 이글스·2013년 6월 2일), 릭 밴덴헐크(전 삼성 라이온즈·2014년 9월 5일), 헨리 소사(전 LG 트윈스·2018년 5월 24일)에 이어 외국인 투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을 세웠다.
폰트는 지난 5월 13일까지만 해도 '닥터 K'와 거리가 멀었다. 등판한 8경기 중 이닝당 1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경기가 2차례에 불과했다. 평균 소화 이닝이 6.5이닝에 달했지만, 9이닝당 탈삼진 수(K/9)는 6.4개(2021시즌 9.7개)까지 내려갔다. 그도 “탈삼진에 집착하지 않고 범타를 유도해 투구 수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진을 늘리는 대신 긴 이닝을 던지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불펜진 두께가 얇았던 SSG는 폰트의 이닝 소화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그러나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는 선택은 아니었다. 인플레이 타구가 많아지면 결국 안타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당시 폰트의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은 0.204까지 내려갔다. 또 9이닝당 피홈런(HR/9) 개수도 0.35개로 줄었다. 지난해 기록(BABIP 0.271·HR/9 0.74개)과 차이가 컸다. 평균자책점(ERA)과 수비무관자책점(FIP)의 차이도 1 가까이 벌어졌다. 폰트의 실점이 적은 건 행운이 작용했다고 판단할 여지가 있었다.
그런데 폰트의 탈삼진 페이스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최근 5경기 연속 7이닝 투구로 이닝 소화력은 여전했지만, 그중 3경기에서 탈삼진 31개를 기록했다. K/9도 8.38개까지 올랐다. 실점과 탈삼진 중 하나가 성적에 맞게 회귀할 것이라 추측했으나 결과적으로 삼진이 다시 늘어가고 있다. K%(탈삼진/상대 타자 수)도 24.9%로 지난해(26%)에 근접하고 있다.
의심의 여지가 있었던 기록이 개선되면서 그는 '완전체 에이스'가 됐다. 폰트는 올 시즌 73이닝을 던져 이닝 3위(5월 31일 기준)를 지키는 가운데 FIP도 2.65로 평균자책점(2.22)과 근접하게 기록 중이다. 탈삼진 순위도 4위(68개)까지 상승했다. 폰트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2.67(투수 2위)로 NC 다이노스의 드류 루친스키(2.71·투수 1위)를 바짝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