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주력인 통신사업을 벗어나 구글·아마존처럼 데이터·인공지능(AI)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탈바꿈한다.
LG유플러스는 올 초 선임한 황규별 CDO(최고데이터책임자)를 필두로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한다고 9일 밝혔다.
황 CDO는 "데이터·AI를 상품의 개념을 접근하면서 고객 니즈를 충족해 LG유플러스가 시도하는 성장의 동력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7월 신설한 데이터·AI 전담 조직의 수장을 맡은 황 CDO는 미국 델타항공·다이렉TV·AT&T·워너미디어 등에서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분석해 수익화를 담당한 전문가다.
15년간 미국 통신·미디어 사업에 몸담았지만 고객 데이터를 십분 활용하는 사례를 찾기 드물었다는 설명이다.
황 CDO는 "(AT&T는) 구글과 비교해 적지 않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사용하는 양은 2% 불과했다. 기술적으로만 접근해 잘 만들어놓고 쓰지 않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고객과 시장 트렌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생긴 일"이라며 "워터폴 방식이 아니라 애자일 방식으로 고객의 소리를 듣고 시장에 접근하겠다"고 덧붙였다.
황 CDO는 데이터·AI를 활용한 수익 창출을 위해 소상공인 특화 AICC(AI 고객센터)와 데이터 상품(데이터플러스·U+콕) 경쟁력 강화·프로덕트 중심의 애자일 조직 개편·개발 역량 내재화를 위한 우수 인재 두 배 확대 등을 추진한다.
AICC 프로덕트 그룹에는 AI 콜봇·챗봇·상담 어드바이저·커넥티드 카 등 다양한 서비스가 있다.
오는 8월 출시 예정인 소상공인 특화 AI 콜봇 서비스 'AI 가게 매니저'는 미리 녹음한 음성안내를 사용하는 ARS와 달리 AI가 전화로 고객을 응대하는 차별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어떤 고객이 식당에 저녁 식사를 예약하는 전화를 걸었다면 AI가 예약시간·인원·주문하고자 하는 메뉴를 받아서 점주에게 자동으로 정리해 알려준다. 매장의 위치나 주차가 가능한지 묻는 등 다양한 상황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한다.
또 다른 프로덕트 그룹인 인사이트 그룹의 '데이터플러스'는 LG유플러스가 보유한 고객 특성·미디어 소비·이동 패턴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온·오프라인 수요를 분석해 사업 전략을 수립·실행하는 B2B(기업 간 거래) 빅데이터 서비스다.
타겟팅 프로덕트 그룹의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상품 추천 쇼핑플랫폼 'U+콕'은 지난해 4월 대비 거래금액이 4배 이상 증가했다. 월평균 이용자 수(MAU)는 44만명을 돌파했으며, 재구매율은 40%를 넘었다.
U+콕은 지난 4월 UX(이용자 경험)를 개편한 데 이어 5월에는 정기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달 전용 모바일 앱을 선보일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AI·데이터·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프로덕트 중심의 애자일 조직으로 움직인다. 프로덕트 중심 조직은 아마존웹서비스(AWS)·구글·토스 등 테크기업들이 도입한 시스템으로, 시장과 고객의 변화에 기민하게 움직이는 구조다.
외주와 제휴에 의존하던 개발 역량은 내재화한다.
2024년까지 데이터·AI 사이언티스트와 데이터·플랫폼 엔지니어, SW·ML-Ops(소프트웨어·기계학습 상용 적용) 엔지니어 등 200여명을 채용해 현재 인원의 두 배 수준인 400명까지 인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