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공장 설립 재검토 소식과 중국의 봉쇄 조치까지 겹쳐 ‘배터리 삼총사’의 주가도 하락세다.
4일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157.4GWh로, 작년 동기보다 77.3% 증가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강세가 두드러진 반면 국내 3사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중국의 CATL은 33.9%로 점유율 1위를 계속 유지했다. 또 다른 중국 업체인 BYD도 12.1%로 시장 성장세를 주도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대표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22.6GWh로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점유율이 23.6%에서 14.4%로 전년 동기 대비 9.2%나 급락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온의 배터리 사용량은 작년 동기보다 131.6% 급증한 10.8GWh를 기록하며 5위를 기록했다. 점유율도 5.2%에서 6.8%로 전년 동기 대비 1.6% 늘었다. SK온의 경우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니로 등의 판매 증가가 고성장세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은 6.9GWh로 6위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5.9%에서 4.4%로 1.5% 떨어졌다.
SK온만 제외하고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중국 업체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이들 3사의 올해 1∼5월 합산 시장 점유율은 25.6%로 작년 동기(34.7%)보다 9.1%나 떨어졌다.
특히 5월 한 달만 분석했을 때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4.2GW로, 작년 동기보다 24.8% 줄어들며 역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중국의 쌍두마차인 CATL과 BYD의 합계 점유율은 35.2%에서 46%로 10.8%나 상승했다.
이 같은 실적과 부정적인 글로벌 이슈로 인해 국내 배터리 3사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8일부터 계속해서 하락세다. 41만2000원이었던 주가는 13% 이상 떨어지면 35만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지난달 29일 1조7000억원 규모의 애리조나 공장 투자 계획을 재검토한다는 소식이 기름을 부었다.
SK이노베이션도 20만원대 선이 무너지는 등 최근 3일 동안 11% 이상 떨어졌다. 지난달 말 57만원대에서 11% 이상 하락한 삼성SDI는 이날 50만6000원으로 마감하며 50만원 선도 위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