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1위를 노리는 티빙이 국내외 연합전선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경쟁 플랫폼 웨이브를 상대로 총공세를 펼친다.
4일 티빙은 지난달 16일 양지을 대표가 공언한 것처럼 KT에 이어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연계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지상파 3사와 합작한 웨이브를 운영 중이라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양 대표는 "(웨이브를) 경쟁사가 아닌 한국 OTT 시장을 함께 키우는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다만 같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정도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먼저 KT가 이달부터 5G 요금제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 티빙을 더한 '티빙·지니 초이스'의 판매에 돌입했다.
티빙·지니 초이스는 베이직(9만원)·스페셜(11만원)·프리미엄(13만원) 3가지 버전으로 구성했다. 베이직 고객은 월 7900원, 스페셜·프리미엄 고객은 월 1만900원(스탠다드)에 해당하는 티빙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3개 상품 모두 5G 무제한 데이터와 지니뮤직 스마트 음악 감상 혜택을 보장한다.
티빙은 LG유플러스와도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현재 신규 요금제 출시 발표 일정을 조율 중이다.
LG유플러스도 월 9만원 이상 콘텐츠 패키지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와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 중 선택할 수 있다. KT와 마찬가지로 옵션에 티빙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빙과 밀월이 더 깊은 곳은 KT다. 지난 3월 티빙을 운영하는 CJ ENM은 KT의 콘텐츠 사업을 총괄하는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KT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tvN·OCN 등 CJ ENM 채널과 티빙에도 유통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그런데 최근 두 회사의 사업 협력에 날개를 달아줄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최고경영자)가 지난달 30일 방한해 구현모 KT 대표를 독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디어와 콘텐츠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티빙이 지난달 글로벌 제작사 파라마운트와 손잡은 데 이어 KT까지 넷플릭스와 팀을 이루게 되면 양사 파트너십의 영향력은 막강해질 전망이다.
이를 바라보는 웨이브는 내심 초조하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올해 4월 국내 OTT 이용자 수 순위에서 2위 티빙이 324만명으로 4위 웨이브(307만명)를 앞섰다.
티빙과 통합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시즌은 116만명을 기록했다. 근소한 격차가 벌어지며 2위로 굳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웨이브도 체질 개선을 가속한다.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 운영사 콘텐츠웨이브는 지난 1일 우승현 전 스마트미디어랩(SMR) 대표를 CFO(최고재무책임자) 겸 경영기획본부장 자리에 앉혔다.
SMR은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등 국내 주요 방송사 클립 VOD의 유통 및 광고 사업을 영위한다. 콘텐츠 제작·투자·유통 등 핵심 조직은 CEO 직속으로 배치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