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국내 외야수들이 '테스형'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이탈 공백을 번갈아서 메우고 있다.
KIA는 지난 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5-3으로 이기며 8연패를 끊어냈다. 외야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2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이창진은 1-3으로 지고 있던 7회 말 무사 1루에서 상대 투수 김범수로부터 깔끔한 중전 안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열었다. KIA는 이후 상대 투수의 연속 사사구와 포수 실책, 황대인의 적시타 등을 묶어 4점을 추가했다.
이창진은 5월 중순 이후 선발 좌익수로 가장 많이 선발 출장한 선수다. 출전한 53경기에서 꽤 높은 타율(0.293)을 남겼다. 김선빈이 컨디션 저하에 시달릴 때 2번 타자를 맡기도 했다. 9연패 위기, 중요한 순간에 안타를 때려냈다.
이창진이 역전 발판을 만들었다면,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김호령은 환상적인 수비로 KIA의 리드를 지켜냈다. 9회 초 2사 1·3루에서 한화 하주석의 타구가 좌중간으로 뻗었는데, 쏜살같이 쫓아가 공을 잡아냈다. KIA 선발 투수로 나섰던 이의리가 두 손을 번쩍 들어 환호했다. 김호령은 소크라테스가 코뼈 골절상으로 이탈한 뒤 콜업됐다. 그는 KIA 외야수 중 가장 넓은 수비 범위를 갖춘 선수다. 잡지 못했다면 동점을 내줄 수 있던 위기에서 자신의 수비력을 뽐냈다.
시즌 초반 오른쪽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했던 김호령은 6월 중순 복귀, 그동안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지난 2일, 1군 주축 타자였던 소크라테스가 코뼈 골절상을 당해 이탈한 뒤 콜업돼 기회를 얻었다. 그는 수비에 비해 타격 능력이 부족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날(8일) 경기에선 적시타 포함 2안타를 치며 타석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9일 한화 2차전에선 김석환이 묶은 장타 갈증을 해소했다. KIA가 3-4로 지고 있던 6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선 그는 한화 투수 주현상의 시속 131㎞ 체인지업을 공략, 동점 우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외야석을 넘어가는 장외 홈런이었다. 김석환의 괴력에 KIA 더그아웃이 들끓었다.
지난해부터 '거포 유망주'로 기대받은 김석환은 김종국 감독의 믿음 속에 올 시즌 가장 먼저 주전 좌익수로 낙점됐다. 그러나 4월 출전한 19경기에서 타율 0.173에 그쳤고, 결국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퓨처스리그에서 심신을 정비한 김석환은 소크라테스가 이탈한 뒤 다시 기회를 얻었고, 복귀 3경기 만에 홈런을 때려냈다.
KIA는 이 경기(9일 한화전)도 호수비로 리드를 지켜냈다. 6-5, 1점 앞선 9회 초 2사 1·2루에서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한화 간판타자 정은원에게 좌측 선상 근처 장타성 타구를 허용했는데, 교체 투입된 좌익수 이우성이 다이빙 캐치를 해내며 경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장내는 들끓었고, 마운드 위 장해영은 이우성을 향해 주먹을 치켜들었다. 백업 이우성도 존재감을 보여줬다.
소크라테스는 8월 초에 복귀할 전망이다. 외야 오른쪽은 나성범이 지키고 있다. 주전 좌익수를 두고 남은 외야수들이 경쟁한다. 한화와의 지난 주말 3연전에선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