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시사 후 호불호가 갈린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 1부를 본 소감은 ‘호’(好)다. 극장에 가서 이 영화를 보겠느냐고 묻는다면 “예스”다.
‘외계+인’은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올해 1부가 내년에 2부가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1부에서는 어떻게 현재와 과거의 시간이 문이 열리고, 외계인이 왜 지구에 오는지 등 서사를 푸는 과정이 142분간 스크린에 펼쳐진다.
‘외계+인’ 1부에 호를 찍은 데는 최 감독의 장기인 캐릭터들 간의 화합이다. 최 감독은 캐릭터들이 떼로 나오는 영화가 강점이다. 기억을 되돌려보라. 쌍천만영화 ‘도둑들’, ‘암살’ 등에 비중을 차치하고 많은 인물이 각기 제 몫을 어떻게 연기했는지를. ‘외계+인’도 그렇다. 어느 인물 하나 소중하지 않은 이들이 없다. 김우빈은 심지어 1인 4역으로 나와 입맛대로 역할을 소화했다. 두 번째 호의 이유에는 상상력의 확장이다. 외계인, 타임슬립 등은 우리고 우려먹은 사골 같은 클리셰다. 최 감독은 죄를 저지른 외계인을 가두는 감옥으로 인간을 택했고, 고려시대 주막의 양복남, 5000만원짜리 롤렉스 금통을 팔목에 찬 교주, ‘도라에몽’ 주머니 같은 부채, 무엇이든 크게 만들어주는 거울(다뉴세문경) 등 기발한 상상력과 앙증맞은 웃음 코드를 스크린에 수놓았다.
세 번째 호는 극장의 문턱을 낮춘 점이다. 팬데믹 후 첫 천만영화 ‘범죄도시2’는 15세 관람가이나 거의 청불에 가까운 폭력이 난무한다. ‘마녀2’도 피차일반이다. ‘외계+인’은 마블 ‘어벤져스’나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이 연상되는 다채로운 액션을 아이와 부모가 함께 관람해도 불편함이 없다. 세대 가리지 않고 극장을 찾기에 매력적인 초대장이다.
그럼에도 불호는 있다. 과거와 현재가 5분마다 바뀌는 복잡한 타임라인, 캐릭터 소개가 많아 스토리를 이해하기에 러닝타임이 부족하다. 무리하게 사건을 이어가기 위해 고구마 캐릭터를 아이에 대입한 점은 불만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정상으로 되돌리려는 노력이 오히려 영화 몰입을 저해한다.
그럼 어쩌겠는가, 한 번 더 보고 이해해보도록 해야지. 기왕 볼 계획이라면 스크린이 큰 관으로 고르기를 추천한다. 바탕화면 용으로 캡처하고픈 장면들이 몇 있다. 20일 개봉. 12세 관람가. 142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