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시장이 전성기를 구가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아이돌 그룹의 구성이 다채로워지고 있다.
과거 그룹 내 외국인 멤버들의 출신 국가로 중국, 일본, 미국이 주를 이뤘다면, 해외 진출이 많아진 요즘에는 이들의 출신 국가도 다변화됐다. 그룹 라필루스와 블랙스완은 각각 필리핀·아르헨티나, 인도 출신 멤버를 앞세워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필리핀과 아르헨티나 국적을 가진 샨티는 MLD엔터테인먼트가 지난달 선보인 라필루스의 멤버다. 필리핀에서 배우 및 모델로 활동하던 샨티가 라필루스 멤버로 데뷔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필리핀 CNN은 “K팝 시장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데뷔한 샨티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언급하며 기대를 표했다.
샨티는 “외국인인 내가 K팝 가수를 할 수 있을지 몰랐는데, 한국에서 가수로 데뷔하다니 아직도 믿기지 않고 꿈만 같다”며 데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가장 처음 들은 K팝 노래는 투애니원의 ‘파이어’(Fire)다. 당시 필리핀에서 투애니원이 너무 유명해서 어디를 가도 ‘파이어’가 들렸다”며 “가사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비트와 멜로디가 좋아서 노래를 좋아했다. 투애니원의 무대를 보며 K팝에 도전할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바다 건너 홀로 사는 낯선 땅에서 배운 한국어는 어려운 점 중 하나다. 샨티는 “한국어가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배워야 할 게 많다. 여전히 내 생각을 한국어로 설명하는 게 쉽지 않을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샨티는 “K팝을 동경해왔기 때문에 라필루스 멤버가 된 것이 무척 영광이다. 나는 훌륭한 춤꾼도 아니고, 재능이 많은 편도 아니다. 내가 가진 건 오로지 꿈 하나였다”며 “내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도전하는 용기가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고국의 친구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DR뮤직이 선보인 블랙스완의 경우, 6명의 멤버 중 단 2명만이 한국인이다. 지난달에는 브라질과 세네갈 멤버에 이어 인도인 스리야가 합류했다.
스리야는 역대 K팝 그룹 역사상 첫 인도 국적 멤버다. 첫 인도인 K팝 걸그룹 멤버가 탄생했다는 소식에 스리야는 현지 TV 뉴스 인터뷰를 했을 정도로 유명세도 치렀다.
스리야는 “블랙스완은 다른 K팝 그룹과는 다른 점이 많다. 멤버마다 국적과 피부색이 다 다르다. 이런 독창성이야말로 K팝 팬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유니크함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K팝 안무를 따라 하면서 미래를 확신했다는 스리야는 앞으로의 목표로 연말 시상식과 월드 투어를 꼽았다. 그는 “많은 젊은 세대에게 내 음악으로 영감과 동기를 주는 것이 목표”라며 “연말 시상식과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 같은 큰 무대에 서고 싶다. 가능하다면 ‘그래미 어워즈’도 가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10년 뒤 좋은 아티스트가 돼 많은 팬과 함께 월드 투어를 돌았으면 좋겠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