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폭증하면서 중국 배터리사들도 결정적인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CATL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69GWh를 판매해 1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보다 111% 성장하면서 점유율이 29.9%에서 34%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한 428만5000대로 잠정 집계되면서 배터리사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규모 확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판매량에서 전년 동기보다 4% 증가한 28GWh로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BYD(24GWh), 4위는 일본 파나소닉(20GWh)이 차지했다. 한국의 SK온(14GWh)과 삼성SDI(10GWh)는 각 작년 동기보다 124%, 50% 판매량이 증가하며 5위와 6위에 랭크됐다.
국내 배터리사의 사용량이 증가하긴 했지만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K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26%로, 전년 동기 대비 9%나 하락했다. K배터리 3사 합계 판매량(52GWh)이 CATL의 69GWh에도 미치지 못했다.
2020년 상반기에만 해도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점유율이 23.1%로 세계 1위였다. 당시 중국의 CATL과 BYD는 각각 22.7%, 5.7%에 불과했다. 그러나 BYD의 올해 상반기 점유율도 12%까지 올라와 중국 상위 2사의 점유율이 46%까지 오르며 전체 시장의 절반에 육박하게 됐다.
한국과 중국 배터리 업체의 전세 역전 상황은 자국의 전기차 판매량에서 기인한 것이다. 중국이 자국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21% 증가한 247만4000대를 판매했다. 반면 K배터리의 주요 고객사가 있는 미국과 유럽 시장은 각 59%와 5% 성장에 그쳤다.
중국 전기차 업체는 대부분 자국 배터리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다. 중국 CATL과 BYD는 자국의 전기차 업체와 독점적인 파트너십을 발판으로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제조사이기도 한 BYD는 64만7000대를 판매해 테슬라(57만5000대)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여기에 중국의 상하이자동차(SAIC)도 올해 상반기에 37만대나 판매하며 3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24만8000대로 5위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