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0·토트넘)이 패션·뷰티 업계는 물론 유통업계의 '치트키(게임을 할 때 자신에게 유리한 설정값을 수정할 수 있는 명령어)'가 되는 모양새다. 모델이든 이름이든 일단 손흥민만 끼워 넣으면 대중의 주목을 받기 때문이다. 온라인몰 롯데온은 손흥민이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는 브랜드 투미와 '손흥민 픽 투미 기획전'을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투미 가방을 최대 40% 할인하는 행사로, 손흥민이 화보를 통해 선보이고 직접 착용한 투미 '알파브라보' 라인 상품과 롯데온이 온라인몰 단독으로 확보한 30개 상품을 선보인다. 이번 기획전은 내용 자체보다는 롯데온의 기획 배경에 눈길이 더 간다. 전적으로 손흥민이 모델로 뛰고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행사도 열게 됐기 때문이다. 롯데온 측은 이달 초 '토트넘 홋스퍼 기획전'을 열고 손흥민과 토트넘의 주요 선수의 이름과 등 번호가 적힌 티셔츠와 양말 등 기념품을 판매했다. 인기가 뜨거웠다는 설명이다. 손흥민을 상징하는 'SON7 티셔츠'는 행사 첫 날 준비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서 롯데온이 상품을 추가로 준비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기획전의 주인공인 투미도 손흥민 효과에 내심 기대를 거는 눈치다. 업계에 따르면 투미가 손흥민을 모델로 내세우기 시작한 올해 3월부터 가방 판매량이 늘어나기 시작해 5~6월에는 전년대비 2배가량 늘었다고 한다. 유통가에 부는 손흥민 바람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손흥민을 앰배서더로 기용하고 있는 브랜드들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쏘니'의 힘을 체감해 왔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2020년 신형 'S90' 캠페인 모델 겸 브랜드 홍보대사로 손흥민을 발탁했는데, 이후 '손흥민의 자동차'로 불리면서 대중에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유한양행의 소염진통제 '안티푸라민'도 2019년부터 손흥민을 모델로 기용하기 전(178억원·2018년)과 후 (244억원·2021년) 매출이 확연히 달라졌다. 유한양행은 지난 5월이었던 손흥민과의 계약 기간을 1년 더 연장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손흥민이 테마주'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손흥민이 뜨면 일단 매출도 오르고 관심도 증폭된다. 오죽하면 손흥민이 모델로 선정되면 실적도 상승한다고 해서 '손흥민이 테마주'라는 농담을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