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치고 기뻐하는 박병호. 사진=KT 위즈 승장도 전율을 느꼈다. 박병호(KT 위즈)의 결승포를 본 이강철 감독은 탄성은 삼키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은 2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 3차전을 앞두고 전날(27일) 극적인 승리를 곱씹었다.
KT는 3-4, 1점 차로 지고 있던 9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번 타자 앤서니 알포드가 상대 투수 문성현으로부터 볼넷을 얻어내 출루했고, 후속 타자로 나선 박병호가 볼카운트 3볼-0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높은 코스 슬라이더를 받아쳐 끝내기 중월 투런 홈런을 쳤다. KT는 26일 1차전에서 6-5로 이기고 있다가, 8회 초 상대 간판타자 이정후에게 3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패했다. 2차전도 패색이 짙었지만, 4번 타자가 진가를 발휘하며 연패를 모면할 수 있었다.
이강철 감독은 27일 경기를 돌아보며 "나도 소름이 끼쳤다"며 감탄했다. 이어 "전날(26일) 경기에서 이정후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졌기 때문에, 그 경기는 박병호가 뭔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실현될 줄 몰랐다"며 웃었다.
이 승부는 '끝내기'라는 의미만큼이나 승부 자체도 돋보였다. 이강철 감독은 "3볼에서 변화구를 받아쳐 홈런을 치는 것을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보통 그렇다. 볼카운트가 불리한 투수는 일단 제구력이 가장 자신 있는 포심 패스트볼(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려 한다. 그런데 문성현은 슬라이더를 선택했다. 박병호는 이미 앞선 볼 3개가 모두 바깥쪽(우타자 기준)으로 빠진 슬라이더였기 때문에 문성현의 변화구 승부를 예상했고, '스트라이크존에만 들어오면 공략한다'는 노림수를 갖고 임했다.
이강철 감독은 "아무리 3볼이어도 (박)병호한테 직구를 던질 순 없었을 것이다. 결국 그 승부는 병호의 노림수가 맞았던 것"이라며 재차 감탄하는 모습을 보였다.
키움과 KT는 2경기 연속 1점 차 명승부를 펼쳤다. 2차전은 실책조차 없었다. 이강철 감독은 "정말 좋은 경기 했다"며 만족감을 전했다. 3차전도 흥행 요소가 있다. 키움 에이스 안우진이 등판한다. 이정후는 최연소·최소 경기 1000안타 기록을 앞두고 있다. 두 팀의 위닝시리즈도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