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 수원FC 미드필더 이기혁(22)과 K리그2(2부) 서울 이랜드 수비수 이재익(23)은 지난달 24일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둘은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에 선발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에 위치한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홍콩과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차전(3-0 승)에 선발 출전했다.
이기혁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전진 패스를 건네며 대표팀 공격의 ‘징검다리’ 역할을 도맡았다. 이기혁은 22세 이하(U-22) 대표팀 훈련에 참여한 경험 외에 연령별 대표팀에서 공식 경기에 나선 경력이 없었다. 이재익은 포백 수비의 일원으로 대표팀 최후방을 안정적으로 책임졌다. 그는 성인 대표팀에 3번 소집됐지만, 공식 경기 출전은 홍콩전이 처음이었다.
제자의 A매치 데뷔전에 소속팀 감독도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이기혁이 올해 경기력이 많이 좋아졌다. 대표팀에 다녀왔다고 특별히 기량 변화가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자신감이나 의욕은 나아졌을 거로 기대한다”고 했다. 정정용 이랜드 감독도 “모든 선수에게 A대표팀은 꿈이다. 한 경기를 뛰긴 했지만 잘했다”고 칭찬했다
이기혁은 “(대표팀에 다녀온 뒤로) 확실히 예전보다 자신감이 생겼다”면서도 “자신감이 넘치면 자만이 될 수 있다. 자신 있는 플레이는 하되 전처럼 똑같이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22세 이하 자원인 이기혁은 지난 시즌만 해도 경기마다 20분 정도만 뛰던 선수였다. 올 시즌 출전 시간이 늘었지만, 아직 경기당 45분가량을 뛴다.
이재익도 “연령별 대표팀과 비교했을 때 A대표팀의 태극마크 무게감은 확실히 달랐다”며 “A매치 데뷔전을 치러서 정말 영광이었고,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 자신감도 많이 생긴 것 같다”고 돌아봤다. 14세부터 23세까지 연령별 대표팀을 골고루 거친 이재익은 지난 2019년 FIFA(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U-20) 폴란드 월드컵 준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축구대표팀의 올해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는 조규성(김천 상무)의 발견이다. 지난 1월 15일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쏘아 올린 조규성은 이후 10경기에서 3골을 터뜨렸다. 벤투호 부동의 최전방 공격수인 황의조(보르도)의 자리를 위협했다. 조규성은 “대표팀에 다녀온 후 기량이 발전되는 걸 느낀다. 자신감이 생긴다”며 원톱 경쟁을 예고한 바 있다.
조규성처럼 자신감을 얻은 두 선수는 대표팀 재승선을 노린다. 이기혁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대표팀에 갈 수 있다. 다시 차출되기 위해선 출전 시간을 늘리고, 공격포인트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익도 “대표팀에 계속 발탁돼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피지컬에서 더 발전해야 한다. 수비에서도 차분하게 상대를 압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