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전성시대다. 일순간의 돌풍에 그칠 줄 알았던 트로트가 남녀노소, 세대를 가리지 않고 국민가요로 대한민국을 사로잡았다.
트로트는 TV조선 예능 ‘미스트롯’으로 시작된 인기를 타고 말 그대로 ‘트’며들었다. 트로트 장르는 이곳저곳을 잠식했고,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시청률과 유튜브 조회 수가 여전한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과거 어버이날 디너쇼, ‘OO 축제’ 등으로 소구되던 트로트 콘서트가 K팝 공연 못잖게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트로트 공연의 레전드 나훈아를 비롯해 송가인, 임영웅 등의 무대를 보려는 사람이 이전보다 훨씬 늘었다.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세대까지 트로트의 매력에 빠져 연일 환호를 보내고 있다. TV조선 ‘미스터트롯’의 일등공신 임영웅은 무려 101일에 걸쳐 데뷔 후 첫 전국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IM HERO)를 성황리에 끝마쳤다. 공연이 열린 7개 지역, 21회차 전석 매진으로 명불허전 티켓 파워를 입증한 임영웅은 지난 14일 서울 공연의 마지막 무대를 OTT 티빙에서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과 생중계로 함께 진행했다. 임영웅 콘서트는 역대 티빙 실시간 시청 점유율이 96%(분단위 시점의 UV 기준)까지 치솟았다.
또한 임영웅의 서울 콘서트 실황은 VOD로 제작돼 티빙이 독점 공개한다. 이는 콘서트의 감동을 다시 한번 생생하게 느끼고 싶은 팬들의 요청 쇄도에 따른 것. 콘서트 실황 VOD는 아직 가시지 않은 안방 VVIP석의 열기를 이어간다.
임영웅은 17만명을 동원한 단독 공연의 성공을 바탕으로 연말 트로트 가수로는 최초로 돔 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다. 12월 콘서트가 개최되는 고척스카이돔은 2만 명 규모로 관객 동원력이 큰 K팝 아이돌 그룹, 해외 유명 가수의 내한 공연 외 일반 가수 혼자 노크하기에는 어려움이 큰 장소다. 그러나 아이돌 그룹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음악 방송 1위, 솔로 가수 최초 초동 음반 판매량 100만 장 돌파 등 신기록을 세워온 임영웅인 만큼 돔 공연으로 또 한 번 가요계에 새 역사를 쓸 전망이다. TV조선 ‘미스트롯’ 시즌1 우승과 함께 차세대 트로트 여왕으로 군림한 송가인은 다양한 공연을 통해 팬들을 만나고 있다. 단독 콘서트는 물론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총집합하는 ‘뉴페스타 2022’에 유일한 트로트 가수로 함께하며 눈부신 활약을 이어간다.
특히 송가인은 정통 트로트의 명맥을 이으며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지난 5월 서울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2022 전국투어 연가(戀歌)’가 바로 그것이다. 매 공연마다 빠르게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암표도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굳건한 인기를 보여줬다. 정통 트로트는 이어가되, 이를 기반으로 폭넓은 장르에 도전 중인 송가인은 한계 없는 성장으로 가수로서 역량을 입증하며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트로트계 전설’ 설운도는 데뷔 40주년을 맞아 9년 9개월 만에 단독 콘서트 ‘보라빛 엽서’를 개최한다. 콘서트가 열리는 세종문화회관은 대중음악 가수들에게 문호가 넓지 않다는 점에서 설운도의 콘서트가 가지는 의미가 더욱 크다. 국민가수로 불리는 이미자, 이선희, 신승훈, 김종서 외에 아이돌은 ‘H.O.T’, ‘젝스키스’, 보아가 유일하게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펼쳤다.
지난 2013년 첫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 후 약 10년이라는 세월을 훌쩍 뛴 이번 콘서트에서는 ‘누이’, ‘사랑의 트위스트’, ‘여자 여자 여자’ 등 히트곡을 망라한 설운도의 트로트 인생 40년이 담긴다. 또한 기존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설운도의 진면목은 물론 깜짝 게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 무대로 한층 더 풍성한 콘서트를 예고해 팬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김호중은 나훈아, 송가인, 임영웅에 이어 안방극장에서 콘서트를 펼친다. 김호중은 첫 단독쇼 ‘김호중의 한가위 판타지아’를 SBS에서 선보인다. 클래식, 트로트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고 이색 협업 무대로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세대통합 쇼를 보여준다.
전례 없는 ‘보는 트로트’의 등장은 대중성, 팬덤이 가진 강력한 힘은 트로트를 부흥시키며 트로트 콘서트의 뜨거운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콘서트를 열고 이름을 건 단독쇼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는 아티스트가 적다는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1090 전 세대를 아우르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나오려면 입지를 굳힌 트로트 스타 외에도 재능있고 매력 있는 보석과 같은 이들의 탄생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