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상승과 임금인상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주요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각 회사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원재료 매입 비용은 총 58조521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1조4482억원(24.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원재료 중에서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모바일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가격이 작년보다 58% 상승했고, 카메라 모듈 가격도 약 10% 올랐다.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 가격은 작년보다 4% 상승했다.
생활가전 제품의 주요 원재료인 철판과 플라스틱, 구리 가격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요 제품 평균 판매가격은 TV와 메모리 반도체가 작년보다 각 4%, 0.3% 하락했고, 휴대폰만 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원재료 매입비용은 약 103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 추세로는 올해 비용이 작년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재료비와 함께 기업의 대표적인 비용 항목인 인건비도 대폭 늘었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가 지출한 인건비(급여·퇴직급여)는 약 15조9534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조9762억원(14.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올해 평균 9%(기본인상률 5%, 성과인상률 평균 4%)의 임금인상을 시행하고, 작년 호실적에 대한 성과급이 올해 인건비로 반영된 영향이다.
삼성전자의 임직원 수가 작년보다 대폭 늘어난 것도 인건비 증가에 영향을 줬다. 6월 말 기준 삼성전자의 국내 임직원 수는 총 11만7321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6240명 늘어 역대 최대 규모였다.
비용 증가는 삼성전자 외에도 국내 주요 기업들에서 공통으로 나타났다. LG전자가 올해 상반기 원재료 매입에 지출한 금액은 총 20조6590억원으로 작년보다 3조1179억원(17.8%) 증가했다.
생활가전 사업의 주요 원재료인 철강(22.0%↑)과 플라스틱(20.3%↑), 구리(40.2%↑) 등의 가격이 작년보다 대폭 오른 영향이다.
상반기 LG전자의 인건비는 4조9205억원으로 임금인상 등의 영향으로 작년 동기보다 9104억원(22.7%) 증가했다.
이 외에 SK하이닉스는 원재료비와 인건비가 작년 대비 각각 44.4%, 45.4% 증가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각각 31.1%, 35.2%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