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작들이 2022년 극장가를 접수했다. 본편의 흥행에 힘입어 제작되는 속편은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는 소리도 있지만, 올해 극장가를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첫 천만영화에 등극한 ‘범죄도시2’를 시작으로 ‘탑건: 매버릭’(‘탑건2’), ‘한산: 용의 출현’, ‘미니언즈 2’ 등 잇따라 속편들이 관객몰이에 성공하면서 극장가에 활기를 불러 일으켰다. ‘잘 만든 속편’ 하나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며 새로운 흥행 공식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후속작의 흥행은 전편에 버금가는 완성도와 새로운 흥미 요소를 갖추고 있고,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영화티켓 요금이 인상되면서 평균 이상의 재미가 보장된 작품을 찾는 관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잘 만든 후속작의 성공 사례는 지난 5월 개봉한 '범죄도시2'가 스타트를 끊었다. 전편 ‘범죄도시’의 관객수 688만 명의 배에 가까운 1269만여 명의 누적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13위에 올랐다. 톰 크루즈와 함께 36년 만에 돌아온 '탑건 2'(786만5000여명)는 팬데믹 이후 개봉한 외화 중 최고 기록을 세우며 현재까지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산: 용의 출현’은 671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올여름 한국 영화 대작 네 편 중 유일하게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미니언즈 2’도 관객 221만 명(8월 22일 기준)을 모아 팬데믹 이후 애니메이션 중 최고 흥행작이 됐다.
네 작품은 모두 전편에 살을 덧붙이고 관객 취향에 맞춰 진화한 모습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범죄도시2’는 기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서 15세로 등급을 낮춰 관람객의 폭을 넓혔다. 또한 마동석을 비롯해 주·조연 할것 없는 신스틸러들의 맹활약과 남다른 케미로 코믹 요소를 전편보다 많이 첨가했다.
‘탑건2’는 전작을 관람하지 않은 젊은 세대도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됐다. 특히 컴퓨터 그래픽(CG)이 사용되지 않은 비행 장면은 함께 전투기에 탑승한 듯한 색다른 체험을 선사한다.
‘한산: 용의 출현’은 전작 ‘명량’의 신파와 애국주의를 걷어낸 절제된 연출이 돋보인다. 박해일이 맡은 이순신부터 왜장 와키자카(변요한 분), 거북선을 설계한 나대용(박지환 분) 등 다양한 캐릭터들을 매력적으로 그렸다.
전작에서 캐릭터성에 치중했다는 비판을 받은 ‘미니언즈’는 후속편에서 미니언즈와 그루가 ‘6인의 악당’에 맞서는 이야기를 풀며 서사에 보다 충실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