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가 위기의 가장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모범가족’에 얼굴을 비췄다. 이 시리즈는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대학 강사 동하(정우 분)가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처절하게 얽히며 벌어지는 10부작 범죄 스릴러다.
작품이 공개되자마자 한국 넷플릭스에서 많이 본 콘텐츠 톱10에 1위 진입을 하고, 일본 넷플릭스에도 순위에 올랐다. 이를 들은 정우는 촬영 당시 생고생한 기억을 보상받은 것처럼 양손으로 물개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촬영 당시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하던데. “맨손으로 땅을 팠다. 또 땅에 파묻히는 장면은 어려움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복면을 쓰고 얼굴로 흙을 받으니 힘들었다. 불안정한 감정, 극한의 감정에서 연기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힘들었다. 캐릭터의 감정을 이해하고 연기하려면 어쩔 수 없다. 또 화려하지 않은 액션인데 소시민 역할로 하면 어설프고 안전하지 못해 부상이 생길 수 있었다. 심적으로 부담이 됐는데 큰 사고 없이 촬영을 했다.”
-어떻게 출연 결정을 했나. “‘이 구역의 미친 X’ 촬영 막바지 추천을 받았다. 대본을 읽었는데 탄탄하고 촘촘해 미드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캐릭터 자체는 광철(박희순 분)이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에 비해 동하의 매력은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다. 배우로서 새로운 연기,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경험해보지 않은 캐릭터에 의미를 뒀다.” -소시민 캐릭터를 선택함에 있어 우려는 없었나 “평범한 사람이지만 보여지는 표현 방식, 결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동하는 감정을 억누르고 눈치를 보는 스타일이다. 광철과 상반된 캐릭터라 생각하고 연기했다.”
-동하는 내면에 다양한 감정을 담고 있는 듯한데, 어떻게 연기하려 했나. “대본에 충실해지려 했다. 동하는 나와 다른 인물이다.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감정을 가지고 연기하니 눈빛과 표정이 나왔다. 일부러 보여줘야지 하고 연기하지 않았다. 감정에 충실하다 보니 어떨 때는 온몸에 쥐가 올 때도 있었다. 실제 과호흡을 방지하려고 뛰기도 했었다.”
-뒷모습조차 온 힘을 다해 연기하던데. “어떤 장면이라도 최선을 다해 연기한다. 운 좋게 잘 보였다면 감사하다. 내가 점처럼 나온다고 뭔가 무성의하게, 정성스럽지 않게 연기하면 그걸 바라보는 이들에게도 영향이 가기 때문이다.”
-작품에 대한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나. “배우들마다 캐릭터가 다양하고 연기가 볼만하다는 반응이다. 음악, OST가 좋다는 얘기도 있던데 출시됐으면 좋겠다. 가끔 음악 검색도 한다. 원곡은 있는데 드라마 편곡이 아직 출시가 안 됐다. (관계자 쪽으로 얼굴을 돌리며) 저희 OST 안 나오나요?” -아내이자 배우 김유미의 반응도 궁금하다. 어떤 얘기를 하던가. “1편을 보고나서 하이파이브를 했다. 잘 나왔다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또 주변에서 동료들이 ‘모범가족’을 보고 ‘선배님 고생 많이 했다’고 얘기했다.”
-작품을 준비할 때 참고한 미드가 있나. “미드를 자주 보는 편이 아니다. 한국 작품을 더 본다. 미드는 분위기는 좋은데 우리 배우들의 연기가 보는 맛이 더 좋다. 말실수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배우가 보기에 K드라마의 수준은 어떤가. “때로는 아쉬운 작품도 있고, 정말 끝내준다 생각하는 작품도 있다. 하지만 선배님들 연기는 지금 가히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환호를 받고 있다.” -‘모범가족’처럼 50억 돈 가방을 주우면. “언제 들킬지 모르니 신고할 거다. 100만원 정도 빼서 가져가려나? 수십억 원이 있으니 100만원 정도 빼도 크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너무 무섭지 않을까 싶어 가져갈 생각을 못 할 것 같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112에 신고하겠다.”
-정우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 “가족이란 단어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부족한 사람이지 않을까 싶다. 대중이 연예인 가족은 어떻게 살까 궁금해하는데 솔직히 별반 다르지 않다. 다음에 김유미에게 물어봐 달라. 하하하.”
-여느 남편들처럼 음쓰(음식물 쓰레기)도 버리나. “당연하다. 버리러 간다. 재활용과 음식물 쓰레기는 당연히 내가 치운다. 그런데 옛날에 하도 쓰레기 별명을 들어서 ‘쓰’자만 들려면 (가슴이) 덜컹덜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