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타격감을 가파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양의지. 전반기 내내 코로나19 영향으로 고전했지만 후반기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NC 다이노스 타선을 이끌고 있다. IS 포토 잠잠하던 양의지(35·NC 다이노스)의 타격 페이스가 꿈틀거리고 있다.
양의지는 8월 셋째 주(16~21일) KBO리그에서 가장 공격적인 타자였다. 주간 타율 0.421(19타수 8안타) 3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0.947)과 출루율(0.450)을 합한 OPS는 1.397에 이른다. 타점과 장타율 리그 1위, 홈런은 공동 1위였다.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는 주간 최우수선수(MVP)로 양의지를 선정했다. 그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시즌 내내 좋지 않았는데 좋은 상을 받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후반기 들어 컨디션이 돌아오고 있는데 지난주는 운도 많이 따랐던 거 같다"며 웃었다.
양의지의 올 시즌 전반기 성적은 어색했다. 개막 첫 달인 4월 월간 타율이 0.150에 그쳤다. 그가 1할대 월간 타율을 기록한 건 2017년 8월(0.179) 이후 처음. 개막 직전 코로나19에 감염된 탓이었다. 일주일 자택 격리를 하면서 시즌 준비가 꼬였다. 양의지는 "격리하는 동안 생각했던 것보다 상태가 더 좋지 않았다. (개막에 맞춰) 잘 챙겨 먹고 컨디션을 올려야 하는 시점에 그러지 못하니 모든 부분이 엉망이 됐다"며 "복귀 후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감각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다"고 돌아봤다.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으니 타석에서 주춤거렸다. 그 영향 때문인지 히팅 포인트가 뒤로 밀리면서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평범한 뜬공이나 내야 땅볼이 늘어 타율이 하락했다. 양의지는 "계속 타석에 들어서며 지금은 어느 정도 원래의 히팅 포인트를 찾은 것 같다. 그런데 (전반기 부진은) 히팅 포인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적인 몸의 밸런스가 깨졌기 때문에 (타격감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성적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만족할 만큼 타격감이 좋은 건 아니다. 좋은 타구가 나왔을 때와 빗맞은 타구를 쳤을 때 느끼는 밸런스의 차이가 크다. 그런 차이를 계속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반기 들어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양의지(오른쪽). 왼쪽은 외국인 타자 닉 마티니. NC 다이노스 제공 NC는 전반기 9위에 머물렀다. 지난 5월에는 성적 부진으로 이동욱 감독이 경질되고 강인권 감독 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공·수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양의지의 부진이 팀 순위에 작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NC는 양의지의 타격감이 살아난 후반기, 첫 26경기에서 15승(1무 10패)을 따냈다. 6~7위를 오가면서 5강 진입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양의지는 "시즌 초반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후반기 들어 팀이 좋은 모습을 이어나가고 있는데 조금씩 보탬이 되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며 "마음 같아서는 지금보다 두배 더 잘하고 싶다. 선수단 누구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포기하지 않았다. 5강도 중요하지만, NC가 쉬운 상대로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서 많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양의지는 올 시즌이 끝나면 두 번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한다. 4년 전 계약한 총액 125억원 대형 계약이 만료된다. 후반기에 성적도 반등해 'FA 최대어'라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양의지는 "시즌이 끝난 후 생각할 일"이라며 "팀이 잘해야 내 가치도 올라간다. 팀에 도움이 되면 (FA 계약)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이 쏠리는 것 중 하나가 내년 3월 예정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다. WBC는 올림픽, 아시안게임과 달리 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국제 대회로 현역 빅리거들이 총출동한다. 대부분의 선수가 출전을 희망하는 대형 이벤트다. 공교롭게도 양의지는 2017년 열린 4회 WBC에 출전해 대표팀의 1회전 탈락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그는 "지금은 대표팀 출전에 관심을 가질 만한 여유가 없다. 당장 팀이 5강을 바라보고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팀 야구에 집중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