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8세 이하(U-18) 남자농구가 모처럼 속 시원한 우승 소식을 전했다. 8강전부터 결승까지 이어진 드라마 같은 역전승, 그리고 아시아 강호 이란과 중국을 연이어 격파한 탄탄한 실력, 여기에 결승은 한일전 승리로 화룡점정이었다.
한국은 28일 밤(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제26회 국제농구연맹(FIBA) U-18 아시아 남자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일본을 77-73으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2000년 대회 이후 22년 만에 U-18 남자농구 아시아 최강 자리에 올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연이어 보여줬다. 결승전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전 2쿼터 중반까지도 한국은 26-36까지 끌려갔다.
전반을 마치기 전 한국의 지역 방어가 통하면서 44-46까지 따라붙었고, 후반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4쿼터 중반 다시 일본에 역전을 허용했는데, 이해솔(광신방송예술고)의 2점포와 구민교(제물포고)의 역전 레이업 슛으로 다시 승기를 잡았다. 경기 종료 직전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에서도 어린 선수들의 집중력이 빛났다.
한국은 준결승전에서도 드라마를 썼다. 중국을 상대로 1쿼터 한때 19점 차까지 뒤지다가 89-85 대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중국을 18년 만에 꺾었다. 8강에서는 아시아의 강호 이란을 상대로 66-65 한 점 차 역전승을 거뒀다.
가드 이주영(18·삼일상고)은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그는 일본과 결승전에서 3점 슛 3개를 포함해 28점 5어시스트 4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이주영은 이번 대회 5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23.2득점으로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득점에서도 빛났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우승 원동력이 된 드롭존 수비에서 이주영은 핵심 역할을 해냈다. 공수 모두 완벽한 활약이었다.
이주영은 대한민국농구협회를 통해 “8강에서는 홈팀 이란을 이겼고, 4강에서는 중국을 상대로 대역전극을 펼쳤고, 결승은 말할 것도 없이 한일전에서 승리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회 올스타 파이브에는 이주영을 포함해 가드 이채형(용산고)도 이름을 올렸다. 이채형은 평균 11.2득점 5.8어시스트 4.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채형은 이훈재 전 대표팀 코치의 아들이다. 올스타 파이브의 나머지 세 자리는 무함마드 아미니(이란), 가와시마 유토(일본), 양한썬(중국)이 차지했다.
U-18 대표팀을 이끈 이세범 감독(용산고 코치)은 “빡빡한 일정 탓에 선수들 컨디션이 모두 최악이었다. 열심히 뛴 선수들 12명 모두 수훈 선수다”라고 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4강에 진출하면서 내년에 열리는 2023 FIBA U-19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