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NC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상무야구단에서 군 복무 중인 포수 김형준(23)이 오른 무릎 전방 십자인대 재건술을 받은 것이다. 경기 내내 쪼그리고 앉아야 하는 포수에게 무릎 부상은 치명적이다. A 구단 수석 트레이너는 "일반인이라면 6개월 정도 재활 치료 후 생활이 가능하지만, 운동선수의 무릎 십자인대 수술은 상황에 따라 1년에서 1년 반 정도 공백이 불가피할 수 있다. 간단하게 볼 수술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강인권 대행의 포수 운영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김형준은 오는 21일 전역 직후 팀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강인권 대행은 지난달 2일 김형준에 대해 "(전역하면) 바로 경기에 나서게 해야 한다. 지금도 상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김형준은 상무에서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현재 100%의 몸 상태가 아닌 양의지가 지명타자 출전과 수비를 병행하고 있다. 군 복무 전까지 양의지의 백업을 맡은 김형준이 복귀하면 NC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청천벽력 같은 무릎 수술 소식이 전해졌다. 강인권 대행은 "(9월 1일) 확대엔트리에 포함할 포수 중 마땅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세광고를 졸업한 김형준은 2018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2018년 곧바로 1군에 데뷔한 뒤 3년 동안 김태군(현 삼성 라이온즈)과 양의지의 백업으로 경험을 쌓았다. "KBO리그 내 20대 초반 포수 중 잠재력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 결과 1년 연기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발탁이 유력하게 점쳐지기도 했다. 당시 야구 대표팀은 최종 엔트리(24명)를 만 24세 이하 또는 입단 3년 차 이하 선수로 꾸리려고 했다.
김형준의 이탈은 양의지와의 FA 협상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양의지는 4년 전 사인한 총액 125억원 FA 계약이 시즌 뒤 만료된다. NC로선 김형준이 복귀하면 FA 협상에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릎 수술로 내년 시즌 개막전 합류 여부마저 불투명해져 양의지를 잡아야 한다는 절실함이 더 커진다. 김형준이 장기 재활 치료 중인 상황에서 양의지까지 팀을 떠나면 자칫 안방이 한 번에 붕괴할 수 있다. "(양의지의) 몸값 오르는 소리가 들린다"는 얘기를 허투루 들을 수 없는 이유다.
관건은 'FA 최대어' 양의지의 잔류 여부다. 이번 겨울 FA 시장에는 대형 포수가 여럿 풀린다. 유강남(LG 트윈스) 박세혁(두산 베어스) 박동원(KIA 타이거즈) 등이 대상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양의지와 유강남, 박세혁에 이재원(SSG 랜더스)까지 리코스포츠에이전시 소속이다. 한 에이전시에서 동일 포지션의 선수를 다수 데리고 있다"며 "협상 과정에서 나오는 정보를 쥐략펴략할 수 있는 시장 구도가 형성될 거다. 주전 포수가 이동한다는 건 팀 전력에 큰 영향을 끼친다. 10개 구단이 주목할 부분인데 NC의 협상도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